노는 땅 일궈 짭짤한 소득/충북 단양 노인농장(지방패트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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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군에서 영농비·판로 등 지원… 확대계획/수익금으로 효자효부 표창·장학사업
버려진 논·밭을 노인들이 나서 일군다.
이농현상속에 농사지을 사람이 없어 놀고 있는 논·밭에 노인들이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노인농장이 충북 단양군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
『노인들에게 일감을 찾아주려는게 그 목적이지만 그 결과 약간의 소득을 보장할 수 있고 농토도 살릴 수 있는데다 사업이 활성화될 경우 활기찬 농촌분위기를 살리는데도 큰 몫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군 관계자의 말.
단양군의 계획은 1차로 올해 군내 8개 읍·면 1백15개 노인회중 12개 노인회를 선정,노인회별로 마을의 놀고 있는 농토 1천∼2천평씩을 골라 들깨·율무·콩 등 재배가 비교적 쉬운 작물들을 골라 기르도록 해본뒤 그 성과를 기초로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단양군은 이에 따라 10일까지 유휴농경지에 대한 실태조사와 희망 노인회를 선정,종자구입비와 비료·농약값으로 모두 4백80만원을 지원하고 생산된 농작물은 군·농협 등을 통해 판로도 찾아주기로 했다. 현재 단양군내의 놀고있는 논밭과수원은 전체농경지 2천5백28만평중 1%가 넘는 30만평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군관계자는 『현재 도내 65세 이상된 노인인구 4천3백여명중 일 할 수 있는 노인들은 2천3백여명(58% 정도)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이들 노인들이 모두 이 일에 동참하게 될 경우 실제로 얻어지는 생산의 가시적 효과보다 농촌분위기 활성화와 함께 부분적으로 나마 노인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효과도 기대돼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단양군의 이같은 계획은 군내 매포읍 도곡·하시·영천리 3개마을 노인들이 4년째 벌여오고 있는 노인농장이 그 모델이 됐다.
이들 마을 노인들은 마을 공동소유의 유휴농지에 콩·수수·대추 등을 심고 염소도 길러 그 수익금으로 효자·효부들을 표창하고 장학사업을 벌이는 등 성공적으로 이끌어오고 있다.
가장 성공을 거둔 영천리 노인정은 4년전 1천1백평규모의 노는 땅에 대추나무 2백80그루를 심어 지난해 첫 수확의 결실을 본 것을 비롯해 수수·콩을 재배해 경비를 제외하고 4백6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도곡리와 하시리 노인회도 각각 8백50평과 5백평의 밭에 콩을 심어 2백80만원과 3백80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이들 두 노인회는 지난해 도곡리 김상택씨(42)를 비롯해 5명에게 효자상을 주었고 올해도 예년과 같이 장학금을 줄 동네 학생을 고르고 있는 중이다.
이만춘 매포읍 노인회장(73)은 『노인들이 소득기반을 갖게 된 것도 기쁜 일이지만 덕분에 효자·효부상을 만들어 경로·효친사상을 높일 수 있어 더욱 보람을 느낀다』고 즐거워하고 있다.<단양=안남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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