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7일 '777 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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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이번 주 토요일인 2007년 7월 7일은 행운의 숫자라는 7이 세 번이나 겹치는 날이다. 100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이 특별한 날을 맞아 미국과 유럽에서는 7과 관련한 각종 이벤트가 한창이라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특히 웨딩업계와 카지노 산업이 대호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 웨딩업체인 '더노트'는 이날 결혼하는 신랑.신부가 다른 토요일의 세 배나 된다고 밝혔다. 파리 라파예트 백화점에도 이날 하루에 평소 토요일의 두 배를 넘는 770여 건의 결혼식이 예약돼 있다.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서 한창 주가를 높이고 있는 에바 롱고리아도 이날을 골라 프랑스 출신의 미 프로농구선수 토니 파커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이색적인 결혼식도 많다. 놀이공원 체인인 '식스플랙스'는 12곳에서 각각 일곱 차례의 이색 결혼식을 준비했다. 7이 네 번이나 겹치게 되는 오전 7시를 택해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 꼭대기나 회전찻잔에서 결혼반지를 교환하도록 이벤트를 준비했다. 하객들에게 줄 답례 선물로는 '로또 복권'이 인기다. 뉴욕 센트럴파크의 리츠칼튼 호텔은 7만7777달러(약 700만원)짜리 결혼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7층으로 만든 결혼 케이크와 신부용 티파니 다이아몬드, 7일간의 허니문이 포함된 이 패키지는 77쌍에게만 한정 판매됐다.

숫자에 대한 미신이 강한 카지노 업계도 바쁘다. 업소에서 준비한 7달러짜리 특별 음료와 777달러 하는 손목시계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 카지노 도시인 애틀랜틱시티의 트로피카나 카지노&리조트는 스파와 쇼, 식사 등이 포함된 7777달러짜리 패키지 상품을 내놓았다. 프랑스 국영 복권관리업체는 700만 유로(약 84억원)의 당첨금을 내건 복권을 발매했다.

기독교인들에게도 7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깊다. 구약성경에서 7은 하나님과 그가 선택한 이스라엘 사람 사이의 언약을 상징한다. 그렇다고 모두 다 7월 7일을 손꼽아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2년 전 같은 날 영국 런던에서는 연쇄테러가 발생해 52명의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됐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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