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3파전·최고위원 12명 경합/가닥잡히는 민주당권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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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기택,한정회지지업고 60% 득표 목표/김상현·정대철진영도 조직 앞세워 추격/최고위원 현임 6명에 한광옥·권노갑·노무현 등 도전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표의 출국과 함께 시작된 전국지구당 개편대회를 계기로 당권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동시에 최고위원 출마자의 가닥도 잡혀가고 있다.
전당대회 준비위가 현행 최고위원수(대표 포함 9명)를 많게는 4명,적게는 2명 정도 줄이는 쪽으로 나가고 있어 최고위원 경쟁도 대표경선 못지않게 격화될 조짐이다.
○…대표직을 노리는 당권경쟁은 이기택대표,김상현·정대철최고위원의 3파전으로 굳어졌다.
이 대표가 다소 앞선 분위기속에 김·정 최고위원의 세불리기가 눈에 띄는 상황.
이 대표는 권노갑의원이 주축이 된 동교동 직계그룹인 「한정회」의 지지선언을 받았다.
당내 지분 40%를 갖고 있는 민주계에다 「김심」까지 가세된 형국이어서 이 대표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이 대표 진영은 이같은 초반판세를 보다 확실히 굳혀 1차 투표에서 전체대의원 5천9백여명의 60%이상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대표 진영은 여의도 충무빌딩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김정길최고위원,이장희의원,김성식충남지부장 등을 핵심참모로 해 바닥표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권노갑의원과의 회동에서 비친대로 차제에 한정회와 제휴를 굳혀 신주류형성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이 대표의 구상에 한정회 일부 회원들이 반발하고 있고 이 대표 자신이 말만큼 열심히 움직이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목표가 현실화 할 것이냐에는 여전히 의문이 있다.
○…수석최고위원인 김상현의원은 이 대표의 초반우세를 깨기위해 특유의 친화력으로 바닥표 훑기에 진력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강력한 여당에 맞설 강력한 야당」이라는 「강야론」과,당권 및 후보분리의 「킹메이커론」에 이어 「도덕적 보상론」을 새로 내걸어 「김심」을 활용하고 있는 이 대표의 「순리론」에 맞서고 있다.
도덕적 보상론이란 오늘의 민주당이 있기까지는 김 최고위원 자신의 민주화투쟁이 밑거름이 됐으며 민주화투쟁면에서 김영삼차기대통령 못지않은 자신이 야당당수가 되어 보상받아야 한다는 주장.
김 최고위원은 85년부터 운영해오던 민주대학졸업생 3백80여명이 전국 군단위까지 퍼져 있는데다 합숙교육을 마친 핵심조직요원 1백여명이 전국을 돌며 점조직방식으로 파고드는 저인망 득표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 진영에는 신순범·신기하·김원길·박정훈·이윤수의원 등이 적극 가담하고 있다. 최근 현역의원 20여명을 비롯,지구당위원장급 등 모두 60여명이 지지서명하는 등 약진중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정대철최고위원에게 1차 대표경선 투표에서 과반수를 넘지 못할 경우 2차 투표에서는 두사람중 1차투표 다수득표자에게 표를 몰아주자고 정 최고위원과 제휴를 타진하고 있다.
○…정대철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부산,김 최고위원이 전남출신인 점을 의식해 지역감정을 해소키위해서는 중부권 출신인 자신이 당권을 잡아야 된다는 중부권 대망론,최근에는 「신세대 교체론」을 강력히 부각하고 있다.
그의 신세대교체론은 자체여론조사결과 당대표 경쟁에선 이 대표에게 뒤지지만 당내 대통령후보감으로는 선두로 나왔다는 점을 최대한 부각하기 위한 것.
5년후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지금부터 대통령후보감이 당권을 맡아 당 체질을 개선하는 새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부영·박영숙최고위원이 이끄는 개혁정치모임과의 연대를 추진중이나 성사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최고위원 출마를 검토했던 이철총무가 경선을 포기하고 정 최고위원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완·김덕규·조홍규·조순승·이해찬·유인학의원 등이 적극 가담하고 있으며 정 최고위원의 선친인 정일형씨 추종세력과 경기고동문들의 지원을 기대.
○…최고위원 경선에는 김영배·조세형·박영숙·김정길·김원기·이부영위원 등 현최고위원 전원과 한광옥·권노갑·유준상·신순범·안동선의원,노무현 전 의원 등 모두 12명으로 압축됐다.
새로 출마하는 한광옥·유준상·권노갑·신순범의원과 노무현 전 의원은 개인사무실을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박병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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