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한국병」 7가지 문제점/마산진출 일 전자부품사장 지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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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공장관리자 「장기비전」 제시않고 명령만 요란/영업부문은 거래처 요구에 지나치게 민감
마산 수출자유지역에 진출한 일본계 전자부품 메이커 한국 TDK의 미즈노 마사오(수야정남·61) 사장은 29일 서울 호텔신라에서 열린 전국경영자연찬회에서 「한국기업풍토,이것이 문제다」라는 강연을 통해 제조업체의 「한국병」 7가지를 꼬집었다.
다음은 외국기업인의 눈에 비친 우리기업의 맹점들이다.
①공장의 관리자는 장기적인 비전아래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고 모두 힘을 결집시키는게 임무다. 그러나 대부분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렇게 저렇게 하라」는 명령,정확히는 호령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②품질·비용·생산량·안전의 4가지 지표가 생산관리·품질관리·안전관리 등으로 따로 관리되고 있는데 이를 최고관리자의 책임아래 함께 관리해야만 기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다.
③자재부문의 입김이 지나치게 강해 비용절감을 앞세워 값싼 자재의 구입에 골몰한다.
이럴 경우 고장과 불량을 일으키기 쉬우므로 생산에 가장 적당한 자재를 구입,공급해 주어야 한다.
④영업부문이 거래처의 요구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요구에 따라 이런저런 기능을 자꾸 추가하면 제품개발의 일관성을 잃어버리고 쓸데없이 복잡한 제품을 만들어낸다.
⑤관리자와 작업자의 책임구분이 모호하다.
공정을 설계하는 것은 관리자의 몫이고 작업자는 공정에 따라 충실히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공정상의 결함때문에 발생한 불량을 작업자의 잘못으로 몰아붙이면 안된다.
⑥한국기업은 구입한 기계를 그대로 사용한다.
일단 해체하여 독자라인을 만들어야 노하우를 익혀 타사에 비해 싸고 품질이 안정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⑦지나치게 자동화에만 매달러 기술자 양성에 힘을 쏟지 않는다.
고정밀·자동화될수록 고도의 기술과 정밀도를 갖춘 기술인재가 중요해진다.<이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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