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부자 바뀌었다

중앙일보

입력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67)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을 누르고 세계 1위 부자로 올라섰다고 멕시코 언론 쎈티도꼬문을 인용해 BBC방송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슬림이 지분 33%를 보유한 아메리카모바일의 주가가 최근 27% 급등하면서 슬림의 전체 재산은 678억달러에 육박했다. 이는 게이츠 회장의 재산 592억달러를 훌쩍 넘는 규모다.

슬림은 이미 지난 4월 보유 주식이 급등해 가치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을 제치고 세계 부자 2위에 등극했었다.

세계 최대 부자인 슬림은 지주회사격인 카르소그룹을 필두로 남미 최대 이동통신사인 아메리카모바일과 텔멕스, 텔셀 등 남미 통신업계를 주무르고 있는 거물이다.

카르소그룹은 산하에 금융회사인 인부르사파이낸셜을 포함해 항공, 백화점, 요식업, 음반 산업, 자동차·세라믹 부품, 건축자재, 정유설비 등 거의 모든 업종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레바논 이민자의 아들인 슬림은 지난 80년대 초반 남미 경제 위기 때 경영난에 몰린 기업을 헐값에 인수해 부의 기반을 다졌다.

◇ 세계 1위 부자, 슬림은 누구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지난 13년 동안 지켰던 세계 1위 부자 자리가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에게 넘어갔다.

멕시코언론 쎈티도 꼬문은 멕시코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이 빌 게이츠 MS 회장을 누르고 세계 1위 부자에 등극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게이츠는 지난 93년 90억 달러의 재산으로 포브스 갑부 1위에 오른 후 올 상반기까지 13년째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었다.

보도에 따르면 슬림 회장이 지분 33%를 보유한 아메리카모바일의 주가는 4~6월 석달 동안에만 26% 이상 올랐고 텔멕스도 11% 급등했다. 역시 슬림 회장 소유의 은행인 그루포 파이낸시에로 인부르사 역시 20% 상승했다. 이 기간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6% 상승에 그쳤다.

이 신문은 주가 급등에 힘입어 슬림의 전체 재산이 678억달러에 육박했다고 전했다. 이는 게이츠 회장의 재산 592억달러를 훌쩍 넘는 규모다.

미국 경제주간지 포브스는 지난 4월 슬림의 재산이 531억달러로 버핏의 재산 524억달러를 넘어서 슬림이 세계 2위 부자에 올라섰다고 보도했었다. 버핏은 지난 7년 동안 2위 자리를 놓친 적이 없었다.

버핏을 제치고 부동의 1위 부자 게이츠까지 따돌린 슬림 회장은 멕시코에선 '경제 대통령'으로 통한다. 슬림의 재산은 멕시코 연간 국내총생산의 약 7%를 웃도는 수준으로, 멕시코는 '슬림의 땅(Slim Land)'이라는 말까지 있다.

그의 회사는 크게 텔멕스와 텔셀, 아메리카모바일 등 통신회사와 그루포 카르소로 나뉜다.

텔멕스는 멕시코 유선전화 시장 점유율이 90%에 달하며 텔셀은 이동통신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아메리카모바일을 통해 멕시코 밖 남미 16개국과 미국으로 영역을 넓혔고 지난해 도미니카공화국 최대 통신회사인 베리손 코미니카와 푸에르토리코의 베리손을 인수했다.

통신업이 아닌 분야는 카르소그룹 산하에 있다. 카르소그룹은 보험과 은행 등 금융업을 아우르는 인부르사를 비롯해 항공, 백화점, 요식업, 음반 산업, 자동차·세라믹 부품, 건축자재, 정유설비 등 거의 모든 업종을 계열사로 거느리고 있다.

슬림은 레바논 출신 멕시코 이민자의 아들로, 멕시코 정부가 90년대 국영회사의 민영화를 추진할 때 '텔레포노스 드 멕시코(텔멕스)'를 인수해 기회를 잡았다. 인수 직후 요금을 인상해 비판 여론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이를 바탕으로 멕시코 통신 산업을 장악할 수 있었다.

내재 가치가 높고 가격은 싼 기업을 발굴해 키워 내는 재주로 부자 반열에 올라 버핏과도 일면 공통점이 있다. 특히 손 대는 사업 마다 성공 가도에 올려 놓아 '미다스의 손'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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