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련 “연합군 공습 유감”/이라크공격 이후의 걸프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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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미 기동타격대 쿠웨이트에 도착/후세인은 “보복하겠다” 계속 다짐
미국 등 연합국이 감행한 14일의 대 이라크 공습에 대해 걸프전 당시 동맹국들을 지지했던 아랍국들이 일제히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지상군병력이 쿠웨이트에 도착하고 연합군의 재공습경고와 이라크의 보복다짐이 엇갈리고 있어 걸프지역의 전운은 쉽사리 가시지 않고 있다.
○…에스마트 압델 메귀드 아랍연맹사무총장은 동맹군의 이라크공격에 언급,『우리는 아랍연맹 회원국인 이라크에 대한 연합군의 공습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는 이라크의 단합과 안보를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귀드사무총장은 『이번 공격의 동기가 유엔안보리 결의의 이행에 있다면 아랍세계로서는 이스라엘이 추방된 팔레스타인인들의 귀환허용을 요구하고 있는 안보리결의 799호의 이행을 계속 거부하고 있는데 대해서는 이들 동맹국들이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인지를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랍권 주민들도 서방측이 이라크를 상대로 무력을 거듭 휘두르면서도 보스나의 회교도 주민을 보호하거나 이스라엘의 유엔결의준수문제를 외면하는데 대해 분노와 좌절감을 감추지 못했다.
연합군의 공습에 대한 분노의 감정은 특히 요르단과 이스라엘 점령 아랍지구 등의 주민들에서 격렬히 표출.
요르단 수도 암만의 한 택시기사는 『공습소식을 들은 순간 한숨도 잘 수 없었다. 미칠 뻔 했다』며 무기가 있다면 미국인이나 영국인을 죽이고 싶은 심정이라고 말했다.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혐오감정이 짙은데다 연합군에 군사작전을 위한 기지를 제공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의외로 서방측의 2중잣대를 비난하는 의견이 나왔다.
○…미국 전투기들은 연합군의 대 이라크 공습이후 이라크남부 비행금지구역에 대한 정찰업무를 속개했으나 현재 이라크로부터 어떠한 제재도 받지 않고 있다고 미 항공모함 키티호크의 함장인 필립 코디소장이 전언.
○…한편 이라크군은 연합군의 공습 하루만인 14일 오후 북부 비행금지구역에서 초계임무를 수행하면서 저공 비행중이던 연합군 비행기 두대에 대공포를 발사,이들을 격퇴시켰다고 바그다드 TV방송이 보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14일 연합군의 공습이후 나온 사담 후세인의 발언을 신뢰하지 말라고 충고.
후세인 이라크대통령은 14일 이라크 TV에 나와 『범죄자들이 증오와 사악함을 품고 다시 돌아왔다』며 침략자들은 격퇴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브렌트 스코크로프트 백악관안보담당보좌관은 ABC방송의 「굿 모닝 아메리카」에 출연,『이라크공습은 무력사용자체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담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 체니 미 국방장관도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사담의 정신상태는 불안정하다. 그는 전혀 현실감각이 없는 말을 한다』고 논평.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 등 4개국 유엔대표와 니자르 함둔 이라크대사는 14일 새로운 외교의 접촉을 가질 예정이라고 서방소식통들이 밝혔다.
함둔 이라크 대사는 14일 오후 유엔 안보리의 비공식회의가 열리기 직전 서방동맹국 대사들에게 이라크 정부의 서한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서방 연합국들은 1차 공습에 따른 이라크측 태도는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내 비행요청 수용여부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고 있다.<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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