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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전 예상 유가 등 안정세/이라크사태 국내외 경제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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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원유비축 60일분 이상 지장 없어/중동 진출 건설업계는 비상사태
연합군의 이라크 공습이 국내외 경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있다.
국제시장에서 주가·환율·금값 등이 일단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수출 등 무역 및 원유·원자재 등의 수급에도 별다른 차질을 빚지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공습이 이라크에 군사시설만을 대상으로한 기습전의 성격을 띠고있고 이라크도 자국영공내 항공기 통과허용 등 유엔방침을 수용할 뜻을 비춰 단기제한적인 전쟁으로 끝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태가 예상외로 장기화될 경우 국제경제에 큰 파장을 미칠 수 밖에 없어 정부·업계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지직원 대피준비
○…현대건설 15명,삼성종합건설 4명 등 2개사 직원 19명이 이라크에 파견돼 있는 건설업계는 이번 사태로 다른 어느 업계보다 긴장하고 있다.
이들은 현지공사를 마친뒤 장비관리 등을 위해 남아있는 직원들로서 회사측은 일단 『공습대상에서 제외된 민간인 거주지역인 바그다드에 머무르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위험은 없을 것으로 보며 현지와의 연락은 잘 되고 있다』며 『그러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돌발적인 상황이 벌어질 경우에는 현지 판단하에 철수 또는 대피하도록 해놓았다』고 밝혔다.
건설부는 이와 관련,13일 이들 2개사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국에 직원이 나가있는 대림·유원·신화·현대산업개발 등 6개사의 해외담당 임직원을 소집,비상대책회의를 갖고 신변안전 및 자산관리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는 한편 건설부 내에 14일부터 「이라크사태 비상대책반」(반장 서주환건설경제국장)을 편성,가동에 들어갔다.
○수출감소 등 악영향
○…수출업계는 지난 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후 이라크와의 공식교역이 없고 중동지역 수출규모도 지난해 11월까지 총31억4천3백만달러로 전체의 4.5%에 불과,큰 영향은 없겠지만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3% 늘어나는 등 증가세에 있는 이 지역 수출이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
업계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쿠웨이트에 군복·방독면 등의 특수물자 수출이 다소 늘어나는 반사이점이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이라크의 정정불안과 쿠웨이트 복구사업 지연 등으로 수출량이 줄어드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
또한 상황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국제해상보험 요율이 현재 0.0275%에서 0.3%로 10배까지 뛰어오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편 종합상사 중에서 쿠웨이트에 지사를 갖고있는 삼성물산과 (주)대우는 4일 전부터 이라크사태가 악화되자 이미 현지 지사에 현금인출과 대피차량 준비 등 사우디아라비아로의 철수준비를 지시,「비상사태」에 돌입.
○천8백만배럴 비축
○…동력자원부는 이라크 사태로 원유수입이 줄어든다 해도 비축분이 1천8백만배럴에 달해 국내 수급에는 별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해 10월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나타내자 동력자원부는 그동안 싼값에 비축해 놓았던 1천5백만배럴을 국내 정유사에 빌려주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축분이 1천8백만배럴이나 남아있어 별 문제가 없다는 것.
동력자원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하루 원유소비량은 1백50만배럴로 비축분 1천8백만배럴을 단순 계산할 경우 12일분에 불과하지만 이라크 사태가 최악의 상황에 가더라도 수입감소량은 20%에 불과,이정도 물량으로도 60일 이상은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산유국 가격인하 나서
○…국제유가는 연합군의 이라크 공습직후 오름세를 나타냈으나 곧바로 본래수준으로 회복,이번 사태에 별영향을 받지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산유국들이 증산에 열을 올리고 있고 공급과잉으로 판로확보에 고전하고 있는 나이지리아 등이 가격인하에 나서 국제유가는 이라크 사태와 겨울철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하락세가 상당기간 지속될 전망이다.
14일 뉴욕시장은 공습직후전 유종이 평균 40센트 오르는 강세로 출발했으나 곧바로 내림세로 돌아서 평균 10센트 인상된 선에서 장을 끝냈다.
○뉴욕 등 주가도 안정
○…걸프사태의 영향으로 주요국의 주가가 다소 떨어지고 달러값은 올랐으나 그 폭은 크지 않았고 금값은 예상외로 약세를 보였다.
뉴욕의 다우존스주가는 13일(한국시간 14일 오전) 연합군의 이라크 공습에도 불구하고,전날보다 불과 1.08포인트 떨어진 3천2백63.56포인트로 폐장됐고,런던의 FT30지수도 종가가 2천1백29.6포인트로 전날보다 7.4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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