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은「한반도통일」적극나서야”/아시아전문가 올슨교수 미지 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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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일에 통일비용 분담 설득필요/남북한 정상회담 주선도 과제
빌 클린턴 차기 미 대통령은 지미 카터 전대통령이 캠프데이비드별장에서 이집트­이스라엘간 정상회담을 주선했듯 남북한 정상회담이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리도록 남북한 통일에 적극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해군대학원의 아시아 전문가인 에드워드 올슨교수는 최근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지의 기고를 통해 클린턴 행정부는 남북한의 통일문제를 최우선 외교과제로 삼아야 할때가 올 것이며,이를 위해 미리 남북한 통일문제에 대비해야 한다고 클린턴 당선자에게 권고했다.
그는 과거에 대한 도덕적 책임으로 볼때도 남북한의 통일과정에서 엄청나게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재원의 많은 부분을 일본이 부담해야 할 것이나 일본에 대한 한국의 불신 때문에 미국이 이를 중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올슨교수의 기고문 요약.
『클린턴 차기대통령이 앞으로 내놓을 수 있는 깜짝 놀랄만한 외교성과중 하나는 분명히 남북한 통일문제가 될 것이다. 냉전이 계속됐던 지금까지 미국은 한국의 통일문제에 대해 소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냉전은 끝났고 한국만이 냉전의 유일한 희생유물로 분단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제 미국이 한국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행동을 보일 때가 됐다.
미국이 한국통일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두가지다.
우선 한국의 통일을 위해서는 동·서독 통일에서처럼 많은 재원이 소요되는데 현재 한국의 경제력으로 보아 미국·일본이 이를 상당부분 부담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둘째는 그 부담이 얼마가 되든 서태평양 지역의 정치·경제·안보와 관련,이 지역에서의 한반도의 중요성에 비추어 미국은 통일한국에 대한 영향력 문제를 고려치 않을 수 없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통일한국의 달성을 위해 미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은 몇가지 형태가 될 것이다.
먼저 중동평화회담의 경험을 살려 캠프 데이비드에서 남북한 정상회담을 갖도록 주선하는 것이다.
만일 이 안이 너무 성급하다고 한다면 미국은 남북한간 접촉을 더욱 확대시켜준다는 차원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격상하는 것이다.
만일 미국이 진심으로 한국의 통일을 도와준다는 점이 확인된다면 남북한 모두 이를 환영할 것이다.
이것조차 어렵다면 최소한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주한미대사에 이르기까지 미국측 관계자들은 미국이 한국의 통일을 열망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통일에 대한 현실적인 전망이 서게 될 경우 미국은 한반도에 하나의 나라가 만들어지는 작업을 도울 준비를 해야한다. 이는 물론 미국 혼자 부담할 수는 없으며 한국전에 개입했던 유엔국가들이 협조해야 한다.
특히 도덕적인 견지에서 일본이 많은 부분을 부담해야 하나 일본의 참여는 여러가지 문제를 야기시키므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미국은 남북한 통일후의 문제도 대비해야 한다.
통일한국이 아시아의 세력균형에 미칠 영향,미국의 대중국·대일본 정책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지,한미관계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지 등에 대비해야 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문제는 통일후 주한미군의 문제다.
구소련 붕괴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개편이 주된 관심이었듯이 통일후의 한미안보협력이 어떤식으로 변화되어야 할지가 연구돼야 한다.
통일후의 한미관계는 지금까지의 안보위주 관계로부터 보다 약화된 군사협력 관계가 될 것이라는 점에 대비해야 한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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