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인터넷의 미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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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미 린든랩이 운영하는 3차원 가상세계인 '세컨드라이프'에서 한 아바타(사용자)가 실종 어린이 사진을 담은 디지털 포스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인터넷 업계에 3차원(3D) 서비스 개발 경쟁이 한창이다. 해외에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서도 싸이월드.네이버 등이 3D 환경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인터넷에 3D 서비스가 도입되면 이용자는 보다 현실감 있는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인터넷 업체로선 새로운 광고 기법을 이용해 온라인 광고시장을 키울 수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3D 서비스가 인터넷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의 노무라연구소도 이달 초 낸 보고서에서 "현재는 3D 서비스의 여명기로 2010년께면 3D 서비스가 기업과 개인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을 열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3D 서비스의 대표주자는 미국 린든랩의 '세컨드라이프'다. 세컨드라이프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롯해 게임.쇼핑몰 등의 서비스를 모두 아우르는 3D 가상세계를 구축해 네티즌의 각광을 받고 있다. 김율 세컨드라이프코리아 지사장은 "현실과 똑같은 온라인 가상세계라는 평가 덕분에 지난해 100만 명이던 회원이 6월 현재 500만 명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평면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즐기던 네티즌들이 현실감 넘치는 또 다른 '실제 세상'에 열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 구글은 지난달 말 샌프란시스코.라스베이거스.덴버.뉴욕.마이애미 등 5개 도시를 중심으로 3D 길거리 안내 서비스인 '구글 스트리트뷰'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에릭 슈미츠 구글 회장은 최근 방한해 "모든 도로와 교차로의 3차원 영상을 이용자가 마치 차를 타고 달리며 보듯 선명하게 제공해주는 획기적인 서비스"라고 소개한 바 있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최근 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3차원 서비스가 미래의 인터넷 이용자 환경이 될 것"이라며 "MS도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소니는 비디오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3(PS3)에 가을께 3D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게이머들이 아바타(사이버 공간에서 이용자를 대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통해 게임 세상 속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또 하나의 삶(second life)'이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소니는 MS의 'X박스360'이나 닌텐도의 '위' 등과의 경쟁에서 뒤진 PS3가 3D를 구현하게 되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컨드라이프 사용자가 아바트를 활용해 다른 이용자들과 댄스 파티를 즐기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내에선 네이버가 길거리 사진서비스인 '포토 스트리트'를 3D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길거리를 입체로 꾸밀 경우 상점 등에 광고를 게재할 수 있고 검색 연계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니홈피 서비스인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월드의 미니룸 등을 3D로 꾸며 연말께 서비스에 들어간다는 목표로 개발작업을 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 관계자는 "차세대 수익 모델로 3D 서비스에 주목하게 됐다"며 "싸이월드의 아이템에 3차원 서비스를 도입할 경우 아이템 판매가 늘어나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정훈 기자

◆3차원 인터넷 서비스=웹의 가상공간 속 인물이나 배경을 3차원 형태로 표현한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싸이월드 미니룸의 아바타나 소파.책장 등은 현재 모두 2차원 그림이지만 이를 3차원으로 만들면 현실 세계와 흡사한 입체감을 제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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