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백 37일만에 되찾은"챔프"|프로복싱 유명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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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47분간의 환희.
지난해말 WBA주니어플라이급 타이틀을 내준 뒤 3백37일만에 설욕전에 나선 유명우(28·대원체)는 이오카 (일본)와의 재 격돌에서 매 라운드 쉬는 시간을 포함, 12회 종료까지의 47분 동안 철저히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2회 짧은 훅으로 첫 다운 (심판은 슬립다운으로 간주)을 빼앗아 초반승부를 걸 수도 있었지만 차츰차츰 이오카를 허물어 가는 교묘한 전술구사로 오랫동안 설욕의 쾌감을 맛본 것이다.
사실 유·이오카의 대결은 이미 체중조절에서 판가름이 났었다.
대전을 며칠 앞두고 유의 숙소인 오사카 난카이 호텔로 염탐을 나온 이오카측 세컨은 유의 엄청난 식사량에 아연했다.
지난해 물과 주스만으로 연명,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할 때와는 정반대로 생선초밥과 육회·스테이크 등을 가리지 않고 양껏 먹으면서, 체중조절의 자신감을 과시한 까닭이다.
이 순간 1m70㎝의 장신으로 체중조절에 어려움을 겪던 이오카 측은 이미 패배를 직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타이틀 재 탈환의 기쁨도 잠깐으로 유는 이제 또다시 쫓기는 자의 입장에 서게 됐다.
세계적 관심거리인 WBC동급 챔피언 움베르토 곤살레스(멕시코), IBF챔피언 마이크 카바할(미국)등과 통합타이틀전을 치러야할지, 2∼3차례 방어전을 더 치른 뒤 명예롭게 은퇴해야 할지 환호의 순간에서 유는 새로운 고민에 빠져 있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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