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황금 셔틀콕" 바르셀로나 스매싱|황혜영 정소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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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황혜영(26·대전동구청)·정소영(25·호남식품)은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 얼싸안으며 감격을 누렸다. 그리고 쏟아지는 눈물도 닦지 않고 큰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해냈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1시간10분간에 걸친 바르셀로나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복식 결승전 장면은 심장 약한 사람이 지켜봤더라면 「큰일」(?)치를 뻔 할 정도로 스릴 만점이었다.
이 극적인 장면은 TV를 지켜보던 국민을 열광시켰으며 때아닌 배드민턴 붐을 일으키게 만들었다.
세계 랭킹 1위인 황-정조는 국제대회결승에서 매번 마주친 세계랭킹 2위인 중국의 관웨이첸-농췬화조에 낙승이 예상됐었다.
그러나 황-정조는 관개조의 불같은 투지에 말려 제1, 2세트를 주고받은 후 승부가 걸린 제3세트에서 14-13으로 간신히 앞선 숨막히는 상황에서 승부를 결정짓는 정소영의 절묘한 드롭성 서비스로 환호의 순간을 맞았다.
중국팀이 정의 서비스를 아웃으로 착각, 리시브를 하지 않아 서비스 포인트로 대접전의 말미를 장식한 것이다.
올림픽 후 황혜영은 16년간의 코트생활을 청산하고 지난달 29일 마산 성지여고 화학교사인 김형탁(29)씨와 결혼, 새 인생을 걷게 됐으며 내년시즌부터 대전 대성여상코치로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그러나 황은 결혼으로 셔틀콕과 인연을 맺으면서부터 시작됐던 객지생활의 종지부는 찍었으나 지도자로 나서면서 또다시 남편과 어쩔 수 없이 별거생활을 해야하는 얄궂은 배드민턴 인생을 이어가게 됐다.
짝 잃은 정소영은 은퇴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다 최근 선수생활을 계속키로 결정,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 중이어서 내년 시즌에도 그의 모습을 코트에서 계속 볼 수 있을 것 같다.<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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