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TG 신기성 "이상민 꼼짝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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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TG 삼보와 KCC의 경기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만날지도 모르는 팀 간의 대결이라는 점 때문에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지난 시즌 챔피언 TG 삼보의 높이와 스피드가 날줄이 되고, KCC의 짜임새가 씨줄이 돼 직조해내는 명승부다. 올 시즌에는 세번 만나 1.2차전을 KCC가, 3차전을 TG 삼보가 승리하면서 흐름이 바뀌었다.

그리고 28일, TG 삼보는 전주에서 다시 한번 KCC와 맞붙었다. 지난 21일 3차전 승리로 자신감을 얻은 TG 삼보는 양경민(32득점.3점슛 8개)이 슛 호조를 보이고, 가드 신기성(13득점.6어시스트)이 KCC 이상민(9득점.3어시스트)을 스피드로 압도하면서 초반에 경기의 흐름을 장악, 81-66으로 승리했다. TG 삼보는 6연승을 구가하면서 22승6패로 단독 선두를 질주했다.

KCC가 지난 3일 전희철을 SK로 보내고 조성원을 받으면서 소리없이 사라진 용어가 있다. '토털 농구'. 다섯명의 선수가 모두 상대팀 골밑에서 일대일 공격을 수행할 수 있고 대형 포스트맨이 없어도 공중전에서의 열세를 피할 수 있다는 신선우 감독의 등록 상표가 말소된 것이다. 대신 두명의 가드, 두명의 포워드, 센터를 기용하는 '정통 농구'로 회귀했다.

이 정통 농구는 5대5 플레이인 '하프 코트 게임'과 속공 위주의 '트랜지션 게임'을 모두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높이와 스피드.조직력에 관한 한 TG 삼보도 KCC 못지않은 팀이다. 전희철이 떠난 후 TG 삼보에 첫 패배를 당한 KCC는 주말 최고의 빅카드로 꼽힌 이날 경기에서 숙제를 풀어야 했다.

그러나 주포 찰스 민렌드(17득점)가 김주성.리온 데릭스(이상 8득점) 등 TG 삼보의 '높이'에 막히고, 이상민이 신기성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KCC의 조직력이 흔들렸다. TG 삼보는 1쿼터에 12득점을 퍼부은 양경민을 앞세워 주도권을 잡았다. 양경민의 3점슛 8개는 올 시즌 최고다.

전자랜드는 KCC와 공동 2위인 오리온스를 90-84로 격파, TG 삼보와 2위 그룹(18승10패)의 승차는 4게임으로 벌어졌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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