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에게 믿음 주는 검찰권의 행사 필요|"후배 검사들 권력·금력에 의연히 맞서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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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지금 우리 국민들은 자신감을 잃고 있습니다. 국민들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고취시킬 수 있는 검찰권 행사를 후배검사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습니다.』
고시 후배인 김두희 대검차장검사(고시14회)의 검찰총장 취임에 앞서 4일 오전 서울 고검장에서 퇴임한 서정신 고검장(52·고시13회)의 퇴임 소감은 『담담하다』는 것뿐이었으나 후배검사들에 대한당부는 간곡하기만 했다.
『지조와 능력을 겸비한 후배검사들이 버티고 있는 한 검찰은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조직이 될 수 있고 돼야만 합니다. 그것이 언제 어느 자리에서나 제가 가진 검사로서의 염원이었습니다.』
61년 고시합격 후, 부산지검 검사로 첫발을 내디딘 서 고검장은 서울지검1차장 부산·인천·전주검사장을 거쳐 지난해4월 대검차장 검사에서 서울 고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고시 8회와 함께 고시 세대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고시 13회 출신으로 정구영 검찰총장·박희태 민자당대변인·한영석 법제처장·최상엽 전 법제처장 등과 동기생이며 특히 자신에게 엄격한 공사 구분으로 후배 검사들의 존경을 받아왔다.
『27년간의 검사 생활동안 권력과 금력 앞에 의연한 검찰, 공사를 분별하는 빈틈없는 검찰, 약한자에게 음덕을 베푸는 자애로운 검찰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돌이켜보면 미흡하기 짝이 없는 공직생활이었다』고 술회하는 서 고검장은『후배들이 기필코 정의로운 검찰을 이룩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당분간 공직자에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 주변을 정리하겠다』는 서 고검장은 재임 중고검 간부들과의 매주 수요일 오찬을 단 한번도 거르지 않을 정도로 매사에 치밀함을 보였으며 검도·승마·테니스·단전호흡 등 운동에 관한 한「달인」의 경지에 올라 문무를 겸했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서울 고검장을 거쳐 6대 법무장관을 지낸 서상관씨의 손자로 민자당 서정화 의원의 친동생이기도 한 서 고검장은 부인 하정자 여사와 사이에 2남1녀를 두었다.<권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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