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개혁… 화합… 폭로…” 뜨거운 단상(대선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나도 부정선거로 한때 의원낙선” 김영삼/ “재벌후보는 서민정책 펼 수 없다” 김대중/호남권 연고 내세우며 표밭공략 정주영/쌀시장 개방반대 공동대처 이종찬/서민위한 민중은행 만들터 백기완
○금권선거 공격수위 높여
▷김영삼후보◁
김영삼후보는 28일 천안·조치원·청주·옥천 등 이번 대선 최대격전지의 하나인 충남북 유세에 나서 『금권선거로 권력을 잡겠다는 것은 쿠데타보다 나쁜 일』이라고 정주영후보에 대한 공격의 수위를 한층 높였다. 김 후보는 이날 조치원유세에서 부근의 연기군 관권선거부정에 대해 언급,『지난 부정선거는 정치권의 뜨거운 쟁점으로 등장했다』며 『나도 4대총선때는 부정선거로 낙선한 경험이 있다』며 『이번엔 금권선거를 막는 게 당면문제이나 정부·선관위보다 국민의 힘으로 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
많은 청중이 모인 청주유세에서 김 후보는 『지난 대통령선거때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는 것 제대로 됐느냐』며 『6공의 첫 출발이 잘못된 것』이라고 6공의 실정을 비판하면서 『첫단추를 잘못 끼워 지금까지 내려왔으나 나는 일대변화와 개혁을 추진할 수 있다』고 열변.
김 후보는 『학생선발권을 전적으로 능력있는 대학에 주겠다』며 자신의 교육개혁 구상을 상세히 피력. 김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탁자위의 연설문을 읽는 대신 특수영상기술의 카메라 프롬프터 2대를 동원,자연스레 청중을 향한 표정을 지으면서 읽을 수 있는 새 연설기법을 선보였다.
이날 유세에는 장미희·선우용녀 등 인기배우 등이 단상에 올라 김 후보의 뒷좌석에 앉아있기도 했으며 천안에선 오색꽃종이를 종합터미널건물 옥상에서 뿌리고 청주유세서는 비둘기를 날려 분위기를 더욱 고조.
1만여 청중이 운집한 가운데 옥천중학교에서 열린 유세에는 이 지역 위원장인 박준병의원의 사돈으로 미 연방하원의원에 당선된 김창준씨가 부인과 함께 연단에 등장해 인사.<김진·박의준기자>
○특권층 정치로 민생파탄
▷김대중후보◁
김대중민주당후보는 28일 전날에 이어 경북지역의 경산·영천·경주·포항·대구에서 잇따라 유세를 계속,지역감정해소의 대화합과 정권교체의 필요성을 역설.
오후 2시 두류공원 야구장의 대구유세는 청중들이 운동장을 거의 메운데다 연단앞에는 각종 피킷과 수기를 든 청중들이 김 후보의 연설 대목대목 환호를 보내는 등 열띤 분위기여서 투석전이 난무하는 87년과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스탠드에는 「12월18일 대구시민은 변화를 바랄 것입니다」「우리가 힘 합하면 지역감정없는 세상 되지요」 등이 쓰인 형형색색의 이동카드섹션이 펼쳐져 많은 준비를 했음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이 지역에서 나온 TK정권 31년간 한줌의 특권층만을 위한 정치를 펴와 대구는 어음부도율이 6대도시중 1등,국민소득은 꼴찌의 파탄에 처해있다』며 『중소기업·농민·봉급생활자를 위하는 민주당에 정권을 맡겨달라』고 지지를 호소.
김 후보는 이 지역에서 국민당세가 상승중인 것을 고려한듯 『노동자를 착취해 돈을 벌어온 재벌후보는 결코 서민과 농민·중소기업을 위할 수 없다』고 맹공.
김 후보는 『동서화합을 이루는데는 박해를 받아온 내가 제일 적임자』라며 『집권하면 6공세력 주류와 손잡고 대화합의 정치를 펴 낙후한 대구·경북지역의 발전을 내손으로 완성시키겠다』고 거듭 약속.
전 보안사령관출신 강창성의원은 찬조연설에서 『73년 유신당시 박정희대통령의 명령으로 가장 큰 정적이었던 김대중후보의 사상전력에 대해 6개월간 샅샅이 조사했으나 좌익은 아니라는 것이었고 이를 보고받은 박 대통령도 더이상 김대중후보의 사상문제를 시비않기로 결심을 굳혔었다』며 김 후보에 대한 세간의 「의혹」해소에 초점.<박병석·최훈기자>
○“김대중선생” 호칭 예우
▷정주영후보◁
정주영국민당후보는 28일 해남을 필두로 목포·나주·광주 등을 돌며 본격적인 호남표밭을 공략.
정 후보의 이날 유세에는 조연하 전 국회부의장을 비롯,호남출신인 매제 김영주한국프렌지회장과 최수일현대중공업회장 등 현대임원들이 수행,호남과의 연고를 부각.
정 후보는 이 지역을 텃밭으로 두고 있는 김대중 민주당후보를 『김대중선생』이라고 깍듯이 호칭한 반면 김영삼 민자당후보에 대해선 때때로 『김영삼이』라고 하대하는 이중적 말버릇을 드러냈다.
정 후보는 목포역앞 유세에서 『김영삼씨는 노태우대통령이 못쓰겠다고 버린 인물』『김대중선생은 국회의원공천을 팔아 돈번 사람으로 깨끗한 정치인이 아니다』고 주장하면서 『두 김씨는 시골면장감도 안된다』고 좌충우돌식으로 비방했다.
정 후보는 『김대중선생이 민자당을 무너뜨리고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 나는 이번에 대통령에 출마하지 않았을텐데 김대중선생이 대통령일 될 것 같지 않아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광주공원 유세에서 「김대중 필패론」을 거듭 주장하며 『사표를 만들지 말자』고 호소.
정 후보는 『여러분이 이 지역의 인물을 키우려고 김대중선생을 많이 도와주었지만 아무리 여러분이 똘똘 뭉쳐 일편단심으로 밀어도 다른 국민들이 「안된다」고 안미는데 어떻게 되느냐』고 반문. 정 후보는 나주유세에서 『올바른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이 자기 호주머니에 돈 많이 넣어주는 사람을 공천해 재산을 수십억원이나 벌었다』고 주장한 뒤 『이제 돈 벌었으면 비단옷 입고 온돌방에 누워 온돌방에 누워 따뜻하게 편히 살라고 하고 싶다』고 비아냥.<방원석·오병상기자>
○유세이래 최대인파 몰려
▷이종찬후보◁
연3일째 충남공약에 나선 새한국당 이종찬후보는 28일 오후 최대 전략처로 주목해온 대전역 광장 유세집회에 총력전.
대형연단과 20인조 부녀농악대,가수겸 시의원 이선희씨 등이 총동원된 이날 집회는 새한국당이 지금까지 벌여온 유세중 가장 많은 인파가 운집해 상당한 열기를 뿜어내 이 후보를 비롯한 선거대책본부 관계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
이 후보는 이날 유세에서 『간첩단사건은 정부수사기관이 잡아낸 것이 아니라 해외귀순자가 내놓은 자료에서 단서가 제공된 것』이라고 폭로하고 선거전 수사결과 발표를 촉구.
그는 『국내정치가 대통령선거전에 휘말려 있는 와중에 쌀시장 개방 문제가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면서 『이번 선거에 입후보한 8명의 후보가 쌀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공동선언을 채택하자』고 제안.<문일현기자>
○서울도심 지역 가두행진
▷백기완후보◁
무소속 백기완후보는 28일 오후 서울역·광화문·신촌 등 서울시내 도심지역에서 유세하며 중소기업과 서민층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공약.
백 후보는 이날 서울역앞 유세에서 『생산적인 기업과 집없는 서민들에게만 돈을 꾸어 주는 「진짜 민중적인 은행」을 만들겠다』고 기염.<박의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