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정책 협의차 귀국 현홍주대사(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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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클린턴정부 정책기조 큰변화 없어/한반도문제 남북주도 원칙 지켜야
『클린턴행정부가 출범해도 정책의 기조는 변화가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정책의 담당자가 바뀌고 정부가 출범하면 정책의 뉘앙스·색깔의 차이는 있는게 오히려 당연합니다. 우리는 거기에 따라서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행정부의 정권이양기를 맞아 대미정책협의차 일시 귀국한 현홍주 주미대사는 25일 오후 숙소인 힐튼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국내에서 클린턴행정부의 출범에 대해 침착성을 잃고 「대책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 것 같다며 차분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대사는 『클린턴정부의 정책이 전과 똑같다고 얘기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지만 크게 달라진다고 하는 것도 안맞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통상정책에서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분석들이 많은데….
『클린턴당선자는 외국기업에 대한 징세 강화,자유무역보다 공정무역을 강조했습니다. 그것이 어떻게 나타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인데… 곧 아칸소에 경제관계자를 모아 큰 회의를 하고,거기에서 나온 건의를 참작해서 세부적인 사항을 결정하겠다는 겁니다.
클린턴은 국내경제 부흥을 위해 수출을 진흥시키는데 장애가 되는 것은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말을 해왔기 때문에 지금까지와는 다른 접근이 예상되죠.』
현 대사는 클린턴의 참모중 대외관계 팀장인 새뮤얼버거의 보고서가 미국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위험을 핵확산으로 다루고,북한과 이라크를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으로 들고 있다고 소개하고 『일부는 특히 김정일도 기자회견하면서 미국의 새 정부를 기대한다고 했다는데 미안하지만 그건 오해고 착각』이라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정책에서는 물론 최근에는 민주당계의 카네기재단에서도 동북아지역의 집단안보문제를 거론했는데 그 전망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최근에 그 얘기를 굉장히 많이 하고 있어요. 미야자와 일총리,베이커 전미국무장관도 그 얘기를 했죠. 러시아도 개념은 명확하지 않지만 비슷한 얘기를 했죠. 북한도 흥미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중국이 아직 공식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을 뿐이죠. 특히 클린턴행정부가 추구하고자 하는 중요한 정책의 방향중 하나가 유엔이나 다른 다자기구를 활용하자는 것입니다.』
(현 대사는 이 문제와 관련해 실무 레벨에서는 대화가 시작되고 있다며 우리가 피해야할 세가지를 지적했다.)
『첫째 한반도문제의 남북주도 원칙이 훼손돼서는 안된다. 둘째 이것이 지역내 어느 한나라의 패권 혹은 군국주의의 부활이라든지 하는 방향이 돼서는 절대 안되겠다. 그 다음에 다자협의를 한다고해서 전통적인 미국과의 안보협약이 훼손돼서는 안되겠다는 겁니다.
다자를 통해 남북이 이룩한 것을 지지해주고,둘이 하기 어려운 것은 보조하고 도와주는 그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거죠.』
­미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푸는 것이 선결돼야 하는게 아닌가요.
『꼭 선결돼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전이라도 다자간 포름을 통해서 양자관계에 없어서 안되는 것을 보완할 수 있겠죠.』
­허종유엔주재 북한차석대사가 지난 17일 워싱턴을 방문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미국으로서는 워싱턴 여행허가를 함으로써 미국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정확히 알게하고,북한이 생각하는 것을 알아보자는 의도에서 허가한 겁니다. 그런데 허 대사의 발언이 공식선전문구의 틀을 벗어나지 않아 미국측을 상당히 실망하게 했어요.』<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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