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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김대업 없다는 것은 한심스런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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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과(前科)가 있는 사람들이어서 알 수 없다. '제2의 김대업은 없다'는 건 한심스러운 생각이다."

18일 남대문 사무실에서 만난 한나라당 이회창(얼굴) 전 총재는 이렇게 말했다.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후보의 검증에 대한 우려였다. 청와대와 범여권의 의도를 의심했다.

그는 "지금은 네거티브 초기 단계도 안 됐다. 앞으로 더욱 심한 네거티브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02년 대선 당시 네거티브 캠페인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몸소 겪은 사람도 벌써 그때를 잊은 듯하다"며 "이론적으론 알지만 가슴으론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검증 국면이 뜨겁다.

"검증은 있어야 한다. 그러나 후보를 깎아내리거나 끌어내리려는 건 적절치 않다. 검증 과정을 거쳐 면역된 후보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건 환상이다. '빅2'가 뼈저리게 당할 수도 있다. 검증 청문회 얘기도 나오는 데 그건 아니라고 본다. 지나치게 하는 걸 당이 막아야지 당이 나서서 하는 건 좋지 않다고 본다."

-범여권에서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이 특정 후보가 안 된다고 하는데 상식 밖의 말이다. 본분을 망각한 거고, 어떤 의미에선 대통령 자격이 없는 얘기다."

-제2의 김대업이 나올 수 있다고 보나.

"현 단계 검증을 네거티브라고 말하기엔 멀었다. 2002년엔 허위 녹음테이프나 영업장부가 물증으로 제시됐다. 아침저녁으로 홍보되는 상황이면 언제든 국민을 쉽게 속일 수 있다. 한나라당은 이에 준비해야 한다. 과거 범여권에서 일어난 일이 재현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해야 한다. (의혹 관련) 진실이 밝혀졌는데도 (범여권이 의혹 제기를) 다시 하겠느냐는 어수룩한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빅2 대결이 거칠다.

"진짜 싸움이 있는데도 (경선에서) 상대방을 죽이기로 작심하고 하는 듯 보이는 건 두 사람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대장은 피투성이가 되지 않도록 할 사명의식과 양식을 가졌으면 한다."

-노무현 대통령이 선거 중립 의무를 규정한 선거법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

"자꾸 욕하라고 유도하는 것 같다. (웃음) 노 대통령이 자신의 법조인관으로 얘기한 듯하다. 나는 상당 부분 동의할 수 없다. 선거 중립에 대해 굉장히 독특한 견해를 가진 듯하다."

그는 이날 "8.15 남북 정상회담을 한다는 소리가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다"며 "(범여권의) 평화 무드 깜짝쇼를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 전 총재가 검증 국면에서 정치적 행보를 시작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 이와 관련, "빅2 모두 낙마할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그는 "뭣 때문에 묻는지 알겠다. 가설과 가정에 대해 얘기하지 않겠다. 그런 일이 안 생기도록 한나라당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검증을 못해 진 것처럼 이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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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前] 한나라당 총재
[前] 국무총리실 국무총리

1935년

[前] 서울시 시장

1941년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7대)
[前]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

195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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