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여성 남자와 동등한 지위 누릴 권리|매맞는 아내「피난구조센터」설립 큰 성과"-내한 미하와이주 하원의원 한인3세 재키 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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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여성들도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로 상사나 동료로부터 차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지난 3일 미하와이주 하원의원 선거에서 공화당 이브 앤더슨 후보를 따돌리고 재선 고지 점령에 성공한 후 다시 부의장으로 뽑힌 한인 3세 재키 영 의원(58·민주당·한국명 양은혜)이 17일 한국을 찾았다. 18∼20일 한국 여성정치 연구소(회장 손봉숙)와 ESCAP(유엔 아태 경제사회 이사회)이 공동 주최하는「아시아·태평양지역 여성정치 지도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그는「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한 여성 정치지도자의 역할」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바쁜 정치일정 때문에 18일 오후 출국.
하와이주 기초의회 재무담당, 하와이 여성정치연맹 회장, 전국 여성정치연맹 부회장을 거쳐 90년 주 하원의원에 당선됨으로써 정계에 발을 들여 놓게된 그는 직장에서의 성차별·성희롱을 방지하기 위한「성적희롱 방지법안」을 국회에 제출, 현재 입법을 추진 중에 있어 잠시도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하와이주 하원의 경우 51명의 의원중 여성의원은 12명인데 아직도 여성의 정치참여가 미흡한(?) 실정』이라는 그는「그러나 여성들도 지역구민을 대표해 남자와 다를바 없이 열심히 일한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어 여성의 정계진출은 그 전망이 아주 밝다』고 전했다.
특히 가정내 폭력문제에 관심을 갖고「매맞는 아내」를 위한 긴급 피난 구조센터를 자신
의 지역구인 윈드워드에 설립한 그는 작년만해도 1천여명의 여성이 이 센터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조부모·부모가 모두 한국인이고, 특히 일제치하에서 국민회 부회장으로 해외독립운동을 했던 조부 조병요 옹으로부터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으며 자라 스스로 한국인임을 자랑스러워한다는 그는 지난4월 LA에서 흑인폭동이 일어났을 때는 직접 LA를 방문할 정도로 한인 등 미국내 소수민족 문제에도 각별한 관심을 갖고있다.
하와이 대학에서 언어 및 음성학을 전공하고 볼티모어 욜드 도미니언대 대학원에서 교육학석사, 유니언 인스티튜트에서 여성학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네덜란드인인 남편(하와이퍼시픽대 교수)과의 사이에 1남3녀를 두고 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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