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 논란 반격 나선 이명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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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경선 후보가 17일 서울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에서 지도를 보며 운하의 타당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17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과거를 보고 현재를 비판할 뿐 미래의 가치를 보고 비판하는 사람이 없다"며 한반도 대운하 반대론자를 비판했다. 이날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한반도 대운하 설명회'에서다.

이 후보는 "유럽연합(EU)은 현재도 운하 건설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며 "국지적으로 아주 작은 문제를 놓고 BC(수익-편익 지수)가 어떻니, 생태를 파괴하느니 하면서 사실과 다르고 아주 마이크로 한 문제를 갖고 고민한다면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또 "대규모 일자리 창출로 약 70만 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특히 최근 토론회 등에서 논란이 된 수질 문제를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독극물은 상수원으로 수송할 수 없고, 상수원 옆 도로로도 수송할 수 없다"며 "독극물을 실은 배가 침몰하면 물이 오염된다는 지적은 성립조차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2급수 이상의 좋은 물을 만든다는 것이 대운하의 대전제"라며 "운하가 건설되면 수량이 풍부해지고 수질이 자연히 개선될뿐더러 강변 여과수, 인공 함양수 방식 등 선진국 취수 방식을 도입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또 "한강 유역의 경우 취수원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며 "물이 2급수에서 1급수로 업그레이드될 수 있고, 팔당댐 지역 등 상수도 보호지역에 묶여 있는 곳 중 일부의 규제가 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현재 기술 수준은 하천 준설 때 오탁수가 전혀 생기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며 "태화강과 영산강도 준설 뒤 생태계가 오히려 복원됐다"고 말했다.

운하 건설 과정에서 채취한 골재를 모두 판매할 수 없을 것이라는 박근혜 후보 측의 지적에 대해 이 후보는 "골재가 안 팔리면 내가 수출하겠다. 중동에 골재 수요가 많아 난리이므로 안 팔리면 수출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의 발언에 대해 박 후보 측 유승민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운하 건설 시 수질 개선 대책 ▶구체적인 한강 취수원 이전 지역 ▶대운하 건설에 따른 식수 대재앙 문제 대책 ▶시멘트 공사로 인한 생태계 파괴 대책 등 이 시장 측을 향해 16개 항의 공개질의를 던졌다. 유 의원은 "준설을 하면 강이 뒤죽박죽돼 도저히 강물을 식수로 사용할 수 없다"며 "정부도 준설 과정의 오염 현상 때문에 하천 준설을 제대로 실행에 옮기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취수원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현재 팔당에서 먹는 물을 취수하는 이유는 북한강보다 남한강의 수량이 더 풍부하기 때문"이라며 "한강 취수원을 옮긴다고 하는데 하루에 1300만t을 취수할 수 있는 곳이 어디인지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요구했다.

서승욱.김정하 기자<sswook@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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