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중심 식생활 변화|대장 게실 증 "요 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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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식생활의 서구화로 육류섭취가 늘어나면서 서양인에게서 많던 대장게실 증 환자가 우리나라에서도 급격히 늘고 있다.
대장게실 증은 대장내벽 점막 층이 약해진 근육 층을 따라 바깥쪽으로 삐져 나가 꽈리나 포도송이처럼 된 것으로, 심한 복통·설사와 배에 가스가 차고 곯는 증상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특히 합병증으로 대장에 염증과 대량출혈을 일으키고 목숨을 위협하는 일도 있어 곡류와 채식위주의 식생활로 사전예방이 요망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송인성 교수(내과)팀이 지난 88∼91년 이 병원에서 대장 조영 술을 받은 환자 1만2천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장 게실 증의 평균발생 빈도는 4·1%, 연간 발생빈도는 90년 이후 급격히 늘어 80년의 0·3%에 비해 91년은 6·1%로 11년 사이 20배 이상의 증가를 보였다.
성별로는 2대1정도로 남자가 많고, 40대 이후가 전환자의 80%이상으로 50대 이후가 특히 많았다. 서양인에게는 대장 게 실이 매우 흔해 전 인구의 8%정도에서 발견되며 50세 이상이 되면 30%정도가 대장 게 실을 갖고 있다.
대장게실 증은 곡식을 정미해 먹기 시작하면서부터 생긴 질환.
섬유소의 섭취 량이 절대적으로 적어져 대장내의 대변 량이 적어지기 때문에 대장이 강한 수축작용을 일으키게 되며, 따라서 대장의 압력이 올라가 점막이 약해진 대장 벽을 통해 밖으로 삐져 나오게 되는 것이다.
대장 게 실은 평소 아무런 증상이 없을 수도 있으나 합병증을 일으킬 경우는 위험하다. 염증이 생기면 심한 하복부통증과 발열이 있게 되며 장 폐 색이나 심한 경우 대장천공이 되어 복막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또 노인 층의 경우는 하부장관 대량출혈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단 한번 생긴 대장 게 실은 없어지지 않아 치료가 잘되기 않는다. 송 교수는『잡곡밥·현미밥·채소·과일 등의 섭취로 대장 게 실이 안 생기도록 하는 게 최선책』이라고 말했다. <문결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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