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눈물 구멍 절개 않고 치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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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슬픔이나 기쁨의 감정 없이도 계속 눈물이 흘러내리는 사람들이 있다. 눈물구멍이 막혀 이같이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코 내시경으로 피부 절개 없이 간단히 수술하는 시술 법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다.
고려병원 박재훈 이비인후 과장은 최근 열린 대한 이비인후과 학회에서 눈물샘 폐쇄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 25명을 레이저와 코 내시경으로 치료, 88%의 성공률을 보였다고 보고했다.
정상인은 굳이 자극 받아 울지 않더라도 눈물이 계속적으로 분비돼 안구에 윤활 작용과 살균작용을 한다. 눈물은 아래위 눈언저리와 코 사이에 있는 눈물구멍을 통해 코 안쪽 눈물주머니에 고였다가 비패도을 통해 코로 배설된다.
그러나 이 비루도가 막힌 환자는 눈물이 배설되지 못하고 눈 바깥으로 흘러내리며 염증을 일으켜 결막염·시력손상 등을 일으킨다.
시술은 먼저 아래 눈꺼풀을 통해 광 튜브를 넣고 코 안쪽으로 내시경을 집어넣어 눈물주머니의 위치를 확인한 뒤 야그레이저로 눈물주머니와 눈물 뼈에 구멍을 뚫어 새 눈물 구멍을 내주는 것.
다시 막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약 3개월간은 아주 가는 튜브를 꽂아 뒀다가 제거하는데 치료효과는 시술 후 며칠만에 볼 수 있다.
박 과장은 그 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은 입원하지 않고 국소마취만으로 약 30분만에 치료돼 시간과 비용이 절약되며 무엇보다 흉터가 남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시술은 눈과 코 사이 부위를 절개해 흉터가 남으며 전신마취에 1주일 정도의 입원이 필요해 치료를 회피하는 예가 많았다.
눈물샘 폐쇄는 눈에 생긴 염증을 방치해 두거나 기존의 축농증 수술 후유증 등으로 생기는 수가 많다.
또 어린이의 경우 선천적 내지 출산 시 산도에서의 감염으로 인해 생기기도 한다.
박 과장의 수술 예에서는 30∼50대 환자가 60%이었으며 발병된 지 5년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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