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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왕세자 부처 방한 한·영 "굳은 악수" 기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영국 찰스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방한은 고종20년인 1883년 한영 통상우호조약 체결 이후 왕위 계승자로서는 처음 이뤄진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영국은 이번 찰스왕세자 부처의 방한이 양국의 경제협력을 촉진시킬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영국왕실인사의 방한이 양국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과 우리나라는 국교를 수립한지가 오래됐고 6·25때 영국군이 UN군으로 참전하는 등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해왔으나 경제협력은 일본·미국 등에 비해 부진한 상태였다.
영국 역시 같은 왕실국가인 일본에 비하면 우리나라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으나 최근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함께 급격히 커진 내수시장에 주목하고 있으며 특히 유명브랜드인 의류와 위스키시장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중 위스키의 주세인하문제는 아직도 양국간 통상 현안으로 남아있다.
영국은 또한 아일랜드 등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개발을 위해 한국기업이 영국에 투자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으며 양국간 교역증대를 통한 상호이익추구를 강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도 영국은 무역·투자파트너로서 중요한 위치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EC(유럽공동체)통합에 대비해 유럽진출이 시급한 상황이며 일본에 대한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수입선을 일본에서 유럽 등의 국가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영국과의 경제협력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영국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은 17억6천8백만 달러, 수입은 15억5천9백만 달러로 우리가 2억9백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규모로 볼 때 영국은 우리나라의 7번째 교역대상국가이며 우리나라의 대영국 수출은 주로 전자·전기·철강제품이 많은데 비해 수입은 기계류와 화공제품이어서 상호 보완적인 경제협력의 여지가 많은 상태다.
특히 영국은 EC의장국이기 때문에 EC와의 경제협력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영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영국의 산업경쟁력은 독일·일본 등에 비해 약화돼있으나 첨단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첨단산업 분야에서의 합작투자가 바람직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찰스왕세자와 함께 온 통상사절단의 대표 프레이저 엘리스(영국상공부의 한국무역활동위원회 대표·데이비 인터내셔널사 상무)는『영국 기업인들은 한국과의 교역이 증대되기를 희망하며 한국이 영국의 강점을 이해해주기 바란다. 영국산업은 첨단기술에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또『첨단부문에 대한 한국과의 합작투자를 바라고 있으며 한국 중산층의 성장에 따른 소비재산업과 거대한 잠재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환경산업이 유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사절단의 방한목적을 설명했다.
차타드 은행의 전무이사인 피터 고드윈씨는『이번 행사는 영국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이며 찰스왕세자부처의 방한에 맞춘 행사들은 영국산업의 윤곽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찰스왕세자의 방한을 통해 한국에서「영국 붐」이 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찰스왕세자는 연간 4백건에 이르는 행사를 통해 영국의 위상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이번 방한도 이 같은 왕실행사의 일환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필립 공의 장남인 찰스왕세자는 현재 예술·문학·교육·건축·역사 등 2백여개 단체의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1989년 건축·환경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담은 저서를 출판하는 등 지구환경에 대해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서민출신으로 찰스왕세자와 결혼, 많은 화제를 뿌린 다이애나비는 영국청소년적십자·왕립맹인학교·장애자 스포츠협회 등의 후원자 또는 대표를 맡아 주로 사회복지를 위한 자선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방한에서도 우리나라의 사회복지시설을 둘러 볼 예정이다.
찰스왕세자와 통상사절단의 방한을 계기로 이뤄지는 주요행사일정은 다음과 같다.
▲영국기업전 : 힐튼호텔에시 4-7일 열린다. 찰스왕세자가 개막연설을 하며 자신이 그린 50여점의 수채화전(6∼7일)을 연다. 영국 소더비(사)가 영국현대 미술전을 개최하며 미니극장에서 영국의 영화와 코미디 등이 상영된다. 이와 함께 3∼4일 이틀동안 24개의 영국기업이 참여하는 직물전시회가 조선호텔에서 열려 최고 수준의 복지를 선보인다.
▲상품전 : 3∼13일 롯데백화점에서 영국의 유명의류업체가 참여하는 영국상품전이 열린다.
롯데는 이 행사를 위해 1백20만 달러 어치의 영국상품을 수입했다. 참가업체는 닥스·라일 앤드 스콧·버버리·던힐 등이다.
▲세미나 : 4일 신라호텔에서 영국 항공관련협회·영국대사관주최의「공항시설 및 항공관제 시스팀」세미나와 수산업협회주최의「물과 환경」세미나가 열린다. 찰스왕세자가 참석 할 예정이다.
▲기타 행사 : 찰스왕세자는 2일 영국대사관 신청사 개관식에 참석해 김용식 전 외무부장관과 이종찬 의원에게 작위를 수여한다.
찰스왕세자는 4일 신라호텔에서 경제4단체장이 주최하는 오찬과 이날저녁 영국기업인을 위한 리셉션에 참석, 국내기업인들과 접촉을 갖는다.
찰스왕세자부처는 5일 경주의 선골암·불국사, 울산 현대중공업 등을 방문하며 다이애나비는 울산군 농소메아리재활원 등 사회복지시설을 둘러볼 예정이다. <길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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