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애 '더는 못해' 연장 고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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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은 절대 안해"

이영애가 MBC에 '반기'를 들었다. 최고 인기 드라마 MBC TV <대장금>의 타이틀롤 이영애가 "당초 계약분 50회에서 단 1회도 더 출연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대장금>의 인기를 타고 최소 8회의 연장 방영을 계획 중이던 MBC는 비상이 걸렸다. 이영애의 예상치 못한 단호한 태도에 충격받은 것은 차치하고, 장금의 의녀 성공기를 대폭 수정하는 무리수를 둬야 할 판이다.

이영애의 매니저 이주열 씨는 지난 24일 "오늘 박종 드라마 국장에게 연장불가 뜻을 밝혔다. 이영애 씨가 연일 이어지는 촬영 강행군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너무 지쳤다. 본인이 직접 내게 연장 고사 뜻을 밝혔고 이를 전달했다"며 "시청률이 좋아도 원래 기획대로 끝낸 선례를 남기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종 MBC 드라마 국장은 "한상궁의 인기 때문에 수라간 부분 이야기가 예정보다 길어져 8부를 연장, 58회까지 방송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30부 정도 연장안이 논의됐으나 8부 연장으로 끝내기로 했다는 것.

MBC 측은 "이영애 씨의 뜻을 듣고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하지만 끝내 거부한다면 50부작으로 맞출 수밖에 없다. 몸도 힘들고 기획대로 끝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입장은 충분히 이해된다"며 "25일 조중현 책임프로듀서가 제주도에 내려가 이영애 씨와 다시 한번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영애의 뜻이 확고해 <대장금> 연장은 어려워 보인다. 밤샘을 '밥 먹듯 하는' 강행군을 버텨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 현장에서 그의 촬영 모습을 직접 보면 "저렇게 고생을 하면서도 한 번도 쓰러지지 않네"라고 놀랄 정도다. 이러한 강행군이 세달 반 이상 지속돼 체력은 이미 바닥난 상황. "<대장금>을 통해 최고 스타의 입지를 재확인한 그가 굳이 체력적 무리를 감수하면서까지 연장 출연하겠느냐"는 게 주위의 분석이다.

따라서 한상궁이 원래 계획보다 11회나 늘어난 27회에서 죽음을 맞는 등 수라간 이야기가 상당부분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의녀 이야기는 당연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방송사 측은 오는 30일 MBC 연기대상에서 이영애의 대상 수상이 유력해, 이를 활용한 '당근 작전'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큰 상을 받고 이에 대한 보답으로 이영애가 마음을 바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장금>은 이영애가 의녀로서 남성들을 이기고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게 되는 이야기 한 축과 이영애 지진희(민정호) 임호(중종)의 삼각 로맨스가 펼쳐지는 또 다른 축이 기다리고 있다.

일간스포츠=이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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