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거침없는 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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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엔 답을 못했는데 이젠 신혼부부 숫자 파악했습니까?"(이명박 전 서울시장에게)

"정수장학회 의혹을 털고 갈 생각은 없습니까?"(박근혜 전 대표에게)

8일 한나라당 2차 정책토론회에서 홍준표(사진) 후보가 '빅2'를 향해 각각 던진 질문들이다. TV드라마 '모래시계'의 실제 주인공으로, 현역시절 '스타 검사'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검사 출신답게 이들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홍 후보는 자신에게 주어진 12분간의 지정토론 진행권을 이 후보와 박 후보를 공격하는 데 썼다. 먼저 이 후보의 말실수를 상기시키며 압박을 시작했다. 최근 구설에 휘말렸던 "애를 낳아봐야 보육을 안다" "장애가 있으면 낙태할 수 있다는게 진실인가" 등 이 후보의 발언들을 다시 꺼냈다. 이어 홍 후보는 "신혼부부에게 아파트를 한 채씩 주겠다는 이 후보의 공약은 노무현 대통령의 행정수도 건설 같은 '무데뽀 공약'이 아니냐"고도 따졌다.

박 후보를 겨냥한 공세도 거셌다. 그는 박 후보가 지분을 갖고 있는 정수장학회를 거론하며 "장학자금이 꽤 되는데…"라고 문제를 제기하자 박 후보는 "오늘 정책토론회를 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과 별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그는 또다시 "정수장학회가 장학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이 있다"고 맞받아쳤다.

그러면서 "최근 삼성이 5000억원, 현대자동차가 1조원을 장학기금으로 내놨는데 아마 한화(김승연 회장 지칭)도 구속됐으니 곧 1조원쯤 내놓을 것"이란 말도 했다.

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표 시절 사립학교법 반대 장외투쟁을 주도했던 것을 겨냥, "사립학교법의 문제가 정확히 어디에 있기에 재개정해야 하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예리한 홍 후보의 질문 공세에 행사장에서는 여러 차례 박수가 터져 나왔다.

부산=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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