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전철·신공항 공세 대응 부심/국감맞이 경제부처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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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특융 등 요구자료 4백건 재무부/설비투자 부진 추궁 대비 상공부
14대국회 첫 국정감사가 15일부터 우선 각 부처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시작되면서 경제부처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번 국정감사는 행정부로서는 감사기간이 10일로 예년보다 단기간인데다,의원들도 「몸과 마음」이 콩밭(정치)에 가있을 수 밖에 없어 부담이 덜되는 면도 있다.
그러나 어차피 대선을 앞두고 각 당이 정국의 초반 기선잡기로 난타전이 예상되는데다 대통령의 민자당 탈당으로 원군도 없어져 경제부처들의 고심은 더 커지고 있다.
○…경제기획원은 이번 국회가 예산국회인만큼 이와 연결된 경부고속전철·영종도 국제공항 등 대형 국책사업에 대한 야당측 공세가 가장 큰 걱정. 그러나 워낙 각 당의 원로·중진급 의원이 배정되는게 특징인 경과위는 18명의 전체위원중 이번에도 정주영국민당대표,이기택민주당 공동대표,박태준의원 등 거물급이 많아 급격히 돌아가는 정국상황으로 미루어 초선의원들을 중심으로 정족수나 채울 정도가 아니겠느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재무부는 의원들이 상임위 구성 전부터 요구하기 시작한 자료가 4백건을 넘어 이미 「국감열풍」에 시달리는 상태.
여기에 투신사에 대한 한은특융 및 최근에 터져나온 신용금고 부정대출 사건 등 이슈도 많고,민자당 가락동 연수원 매각과 관련한 상업은행의 한양 대출건은 민주당이 벼르고 있는데다,국민당측도 현대그룹에 대한 금융제재를 그냥 넘길리 없어 우려가 크다.
상공부도 삼성에 대한 상용차 진출 허용,대우조선과 중공업의 합병문제,설비투자 부진이 주요이슈가 될 것으로 예상해 긴장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민자·민주·국민당 등 3당이 선거를 의식,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어려움을 각오(?) 하고 있으며 포철에 대한 국감에서도 박태준명예회장의 「섭정」여부가 논란이 될 것으로 예상.
○…추곡수매 결정이 매년 시기적으로 국정감사와 맞물려온 농림수산부로서는 여당이던 민자당마저 당초 수매가·수매량에 대한 생각을 바꿔 야당과 다름 없는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 문제에 관한한 「고립무원」의 상태.
또 경제부처로서는 가장 정치적으로 민감한 정책을 다루는 탓에 대선을 앞두고 「수위조절」 없이 쏟아질 각 당의 한건 공격들을 어떻게 방어하느냐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중.
이밖에 LNG 3호선 수주건 외에 별다른 현안이 없어 국감을 무사히 넘길 것으로 예상하던 동자부도 상임위가 열리자마자 야당의원들이 『90년 걸프사태로 유가를 올리면서 정유사들이 부당이득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며 정유5사 사장들의 출석을 요구하는 등 거세게 나오자 긴장감이 돌고있다.<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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