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holic] "일주일 40km씩 5년째 걷고 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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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걷기를 통해 다시 태어났어요. "

베를린 티어가르텐 공원에서 주말 걷기 코스를 인도하는 유타 융(56.사진) 자원봉사자는 활기에 넘쳐 있었다. 그는 "5년 전만 해도 잔병치레로 병원 출입이 잦았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남편의 권유로 마지못해 시작한 걷기운동이 삶을 뿌리째 바꿔 놓았다"고 놀라워했다.

-걷기를 시작한 계기는.

"5년 전만 해도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았다. 간병인 일을 하고 있는데, 체력 소모가 많은 직업이다. 그래서 몸이 성한 데가 없을 정도로 아팠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정도였을 때 남편이 걷기를 제안했다. 처음엔 귀찮기도 해서 별로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날 때 손쉽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라 용기를 내 시작했다. 지난 5년간 꾸준히 하다 보니 어느새 '걷기 중독자(워크홀릭)'가 됐다."

-어떤 효과를 봤나.

"건강을 비롯한 모든 것이 새롭게 변했다. 성격도 긍정적이 됐고 사람도 폭넓게 사귀게 됐다. 무엇보다 자신감이 붙었다. 처음엔 걷기도 힘들어 하던 내가 이제는 걷기 코스를 인도하는 리더가 됐다. 또 한 해 한 차례 풀 코스 마라톤을 뛸 정도로 체력과 정신이 강해졌다. 지난해엔 뉴욕 마라톤에 도전했다. 잊을 수 없는 벅찬 체험이었다. 걷기를 통해 나는 완전히 새사람이 됐다."

-요즘은 하루에 얼마씩 걷나.

"일주일 평균 40km를 걷는다. 주로 퇴근 뒤 오후 6시부터 남편과 함께 나간다. 지난 5년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빠짐없이 나갔다. 그래야 효과가 있다. 지난해는 성탄절 날 딱 하루를 쉬었다."

-걷기를 하려는 초보자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먼저 몸 상태가 걷기를 해도 괜찮은지 점검을 해야 한다. 심장병이나 당뇨 등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엔 반드시 의사의 조언을 따라야 한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꼭 실행에 옮기겠다는 용기다. 처음엔 집에서 나가기가 무척 힘들다. 이 고비를 넘기고 자꾸 걷다 보면 습관이 붙는다. 절대 무리를 해선 안 된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탈수를 막기 위해 물을 준비하는 것도 잊어선 안 된다."

베를린=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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