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뺨치는 인디언 카지노 매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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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인디언 부족이 운영하는 카지노들이 급성장, 매출 규모 면에서 라스베이거스를 넘어서고 있다.

전미인디언도박위원회(NIGA)가 4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미 전역에서 200여 개 인디언 부족이 보호구역 내에서 운영하는 387개의 카지노가 지난해 251억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이는 2005년 225억 달러에서 11.6% 성장한 것으로, '도박 도시'로 불리는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들이 지난해 올린 매출 120억 달러의 두 배를 넘는다. 라스베이거스 카지노들은 호텔.레스토랑 등 부속 시설에서도 상당한 매출을 올리고 있으나 이를 합쳐도 240억 달러로 인디언 카지노의 전체 매출보다 적다. 라스베이거스는 지난해 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인디언 카지노는 1980년대 말 무렵 들어서기 시작했다. 미 의회는 88년 인디언 부족들의 경제수준을 끌어올리는 방안으로 인디언 보호구역 내 도박장 개설을 허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애리조나.뉴욕 등 28개 주에서 200여 개 부족이 운영하는 410여 개의 카지노가 우후죽순처럼 들어서게 된 것이다. 이번에 수입 규모가 발표된 387개 카지노는 이 중 일정 규모 이상의 것들이다.

이들 인디언 카지노는 서부의 라스베이거스나 동부의 애틀랜틱시티 등에 쉽게 갈 수 없는 도박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급성장했다. 대표적인 곳이 세계 최대의 단일 도박장으로 꼽히는 코네티컷주 폭스우드 카지노, 그리고 세계 2위 규모라는 같은 주의 모히건선 카지노 등이다. 이들 카지노는 미주 한인들에게도 인기가 있어 일부 한인 관광회사는 주요 도시와 이곳을 왕래하는 리무진을 운행하고 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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