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노 - 반노 결국 막판 후보 단일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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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친노, 반노로 명확해진 범여권 세력=통합민주당의 등장으로 범여권은 '친노(親盧)세력'과 '반노(反盧).비노(非盧)세력'의 구분이 명확해졌다.

통합민주당 측은 이날 발표한 합당합의서에서 "노무현 정부의 국민 편가르기식 사분오열의 정치를 국민통합의 정치로 바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이유에서 열린우리당과의 당 대 당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김한길 대표는 합당 발표 직후 "대통합을 하려면 열린우리당과 노무현 대통령의 프레임을 깨고 나오라"고 요구했다. "대통합을 위한 합당이라면 제정당 연석회의를 받아들이라"는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의 요청을 박상천 대표는 일언지하에 거부했다. 이들의 '탈노무현' 입장은 열린우리당 정동영.김근태 전 의장 측이나 탈당한 천정배 의원 측과 유사하다.

반면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김혁규.유시민 의원 등 친노파와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한나라당과 1 대 1 구도 될까=통합민주당의 등장 과정에서 최대 쟁점이 됐던 '배제론'에 대해 중도개혁통합신당 측은 "사실상 철회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상천 대표는 이날 "국정 실패 책임자로서 열린우리당의 심벌인 사람은 통합 대상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다만 "상황이 변해 국민의 인식이 바뀌면 유연한 태도를 보이겠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열린우리당은 "분열적 소통합에 대해 사과하라"(최재성 대변인)고 비난을 퍼부었다. 논란이 가열되면서 범여권 안팎에선 통합이 더 어려워진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범여권에선 "결국 한나라당과의 1 대 1 대선 구도로 가는 대통합의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열린우리당 이광재 의원은 "대통합 방식은 과거처럼 정당은 그대로 있으면서 연대했던 'DJP 연합'이나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같은 후보 단일화, '3당 합당'과 같은 당 대 당 통합 등 다양한 방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11일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통합과번영을위한미래구상'을 매개로 제3지대로 헤쳐 모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시도가 성과를 보일 경우 범여권은 열린우리당을 벗어난 지대에 대다수가 모이는 형태를 갖추게 된다. 이후 한나라당을 상대할 단일 후보를 내세우면 된다는 얘기다.

범여권에선 핵심 친노파 일부가 마지막까지 열린우리당에 남을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결국 이해찬 전 총리 등 친노 후보와 반노.비노 진영이 미는 후보가 막판에 후보 단일화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성탁.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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