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성탄절 화제] 성탄 우편물에 다이아몬드 깜짝 선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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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성탄절을 앞두고 화제가 만발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일부 가정에선 지난 주말 쓰레기통을 뒤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유명 보석상인 요한 드보어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마련한 '다이아몬드-로토'라는 깜짝 이벤트 때문이다.

현지 일간 '알게멘 다그블라드'에 따르면 드보어는 이달 초 4천여명의 자사 고객에게 진짜 다이아몬드 2백개(개당 가격은 1백유로.약 13만원 상당)와 모조품 3천8백개를 한개씩 보냈다. 드보어는 고객을 매장으로 유혹할 속셈으로 "이 초대장에 동봉한 보석이 진짜인지 우리 점포에 들러 확인하세요"라는 메시지를 광고 문안에 담았다.

하지만 매장을 찾은 진짜 다이아몬드의 주인공은 30여명에 불과했다. 드보어는 "거저 준다고 해도 믿지 않는 풍조가 유감"이라며 "1백70개의 다이아몬드는 아마 쓰레기통 속으로 들어간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올해 1백50만통의 성탄 카드를 발송해 지난해 자신이 세운 이 부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BBC방송이 22일 보도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 1백만통의 성탄 카드를 각계각층 인사들에게 보내 성탄절을 정치적으로 가장 잘 활용하는 지도자로 꼽혔다.

기독교 신자인 부시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탄 카드에 성경 구절을 넣었으나 배경은 백악관 접견실에 두 개의 의자가 놓인 비종교적인 그림을 골랐다.

BBC방송은 "부시 대통령에게 성탄 카드를 받았다고 해서 자신이 특별한 사람이라고 느낀다면 오산"이라고 꼬집었다.

영국 토니 블레어 총리는 전체 가족 사진을 담은 개인 카드와, 부부 사진만 실은 공식 카드로 구분해 성탄 카드를 보냈다. 개인 카드는 총리가 자비로 만들어 소수의 친구들에게만 보내며, 공식 카드는 총리실 예산을 들여 대량 발송했다.

○…성탄절을 맞아 일부 서유럽 국가에선 2~3일씩 공휴일을 즐기지만 그렇지 않은 나라도 많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12월 25일을 예수 탄생일로 치지 않는 동유럽의 정교권 국가에선 크리스마스는 공휴일이 아니다. 유대국가인 이스라엘에서도 성탄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예수를 한명의 성인 또는 선지자로만 여기는 중동의 이슬람권에서도 마찬가지다. 태국.대만.라오스.캄보디아 등 동남아 불교권에서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근무를 한다. 북한과 쿠바.중국 등 일부 공산국가에서도 성탄절은 공휴일이 아니다. 일본도 정상근무다.

베를린=유권하 특파원, 채인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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