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 소계파들 “당 단합”에 한몫/「9·18」충격해소 움직임 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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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잦은모임 “당풍쇄신·정권재창출” 의지모아/김 총재도 적극 수용… 박 최고 예우 등에 신경
민자당은 노태우대통령의 탈당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당내에 부쩍 활발해진 소계보·연구모임의 의견집약 과정이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대계파인 민정계가 경선과정을 통해 양분된후 9·18선언을 계기로 선당단합쪽으로 목소리를 가다듬으면서 소계보 운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민정계는 여러 모임의 회동을 통해 노태우대통령의 탈당사태를 놓고 ▲김영삼총재의 당 운영방식에 이의를 제기하는 한편 ▲단합해 정권재창출에 적극 나선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 결과 김영삼총재도 민정계열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점에서 당 운영방식 개선을 약속했으며 박태준최고위원에 대한 예우도 정중해졌다.
박 최고위원은 「대사색」으로 침묵하고 있지만 곧 당무 일선에 나서 대선을 총괄지휘 할 것으로 보인다.
경선 당시 30여명까지 됐던 박태준계는 한때 부쩍 줄어들었으나 이번 기회를 통해 재결집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는 정석모·이자헌·양창식·이긍규·조영장·박범진·박명환의원 등 10여명이 박 최고위원과 가깝게 지내고 있다.
그동안 노 대통령 직계부대를 이끌던 이춘구의원은 이번에 「사태원인 규명」을 요구하며 가장 확실한 의사표시를 했다.
그렇지만 이 의원은 김 총재와 주변의 지나친 형태를 문제삼는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한 것이지 정권재창출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이 의원은 13대 초부터 「수요회」라는 친목모임을 이끌어 왔다. 회원은 이성호·김기배·남재두·이해구·장영철·이상득·이택석·안찬희·민태구·남평우·안무혁·김종인·김영진·강용식·박주천·오장섭·이승무의원과 조경목 전의원(간사) 등.
경선때 반YS쪽에 섰던 이한동의원은 노 대통령 탈당 사태를 계기로 뚜렷한 노선변화를 천명하고 있다. 「동요」에 반대하고 단합쪽으로 앞장섰다.
그는 유학성·김영구·박재홍·김영진의원 등과 친밀한 유대를 갖고있고 경기도에선 이성호·안찬희·정영훈·임사빈·정창현의원 등과 가깝다. 박준병의원도 신경식의원 등 충남권 중심의 모임을 갖고 있다.
신민주계라 불리는 YS 추대위 출신 민정계는 김윤환 전총장을 정점으로 해 자주 골프·저녁모임을 갖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일 대규모 만찬회동을 열어 당 동요불길을 재빨리 잡으려 애썼다. 이 그룹은 김종호·오세응·나웅배·정재철·양정규·정순덕·이민섭·배명국·서정화·이웅희·이환의·김진재·김영광·신경식·김한규·권해옥·금진호·박세직의원과 남재희·정종택·이치호 전의원 등이다. 3선 이상이나 중량급 초선이 많이 눈에 띈다.
추대위 그룹은 김종필­박태준간 「대표」갈등때 JP를 밀었으나 이번 사태에서 박 최고위원의 중요성을 강조해 당결속에 기여했다.
이밖에 원외에서 YS를 지원사격 하는 그룹이 1·3정우회다. 1·3회는 14대 낙선의원들을 주축으로 전직국무위원·청와대 수석들을 포함해 1백여명으로 구성됐다. 주요임원진만 보면 정종택(회장)·김태호·김현욱·이치호·정동성·황병태(부회장)·김종기(간사장) 전의원 등이다.
이번 사태로 한층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한 월계수회의 박철언의원은 조영장·김인영·이긍규·강재섭의원 등과 인간적인 유대는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정치적 「결사체」로서는 더욱 무력해졌다는 지적이다. 박 의원은 탈당도 저울질 하고 있으나 다른 의원들은 당 결속쪽에 서있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경향성을 거부하고 연구·친목 위주의 모임도 몇개 있다. 그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모임이 한백회다. 「크고 깨끗하다」는 뜻을 가진 한백회는 14대총선 직후 최병렬·허화평(무소속)·이명박·강신옥의원 등이 주도적으로 모임을 결성했는데 계파와 상관 없이 초·재선 의원중에서 비교적 정치색이 약한 사람들을 골랐다는 설명이다. 회원은 현경대·이인제·백남치·유흥수·김길홍(간사)·강재섭·서상목·김영일·김영진·노승우·박주천·이순재·이승무·정필근·조진형·함석재의원과 무소속의 허평화의원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연구 표방의 경연회도 있는데 회원은 나웅배·노인환·이상득·장영철·이인제·나우연·김채겸·임사빈의원 등이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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