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단편 릴레이 편지] 구름 위로 올라간 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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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형아. 구름 위로 올라갈 수 있어?" "문제 없지."형은 줄사다리를 가져와 구름을 향해 힘껏 던졌습니다. 그리고 사다리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둥실하고 구름이 떠올랐습니다. 형은 가까스로 구름 위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사다리를 더 내려줘. 나도 올라가고 싶어." 하지만 형도 구름 위에서 더 이상 어쩌지 못했습니다. 구름을 멈출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형은 그렇게 구름을 타고 멀리 가 버렸습니다. 그게 형을 본 마지막이었습니다.

-나무 작품 및 글=김진송<목수>

'나무로 깎은 책벌레 이야기'(현문서가 刊)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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