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현국교 심지은양 불구 홀어머니 봉양…여 국교생에 "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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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전세방에서 전신불구의 홀어머니를 봉양하며 학업을 쌓고 있는 여 국교생 돕기 운동에 학생·교직원·학부모등이 모두 나서 흐뭇한 화제가 되고 있다.
인천 신현국교(교장 박종대·64) 어린이회(회장 윤규상·12)는 7일부터 심지은양(12·6학년8반) 돕기 모금운동을 자발적으로 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용돈을 쪼개고 저금통장을 털어 이틀만에 1백82만7천2백60원을 모금, 심양에게 전달했다.
교직원들도 33만7천원을 모금했고 서구의회부의장 윤철의원등 구의원 2명도 15만원을 보내왔다.
특히 제일라이온스클럽 (회장 이정형)은 18일 성금50만원과 함께 매월 5만원씩 학비를 지원키로 한 장학증서를 심양에게 전하고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생활해 나가도록 격려하기도 했다..
어머니 조순덕씨(35)와 단둘이 가정1동503 지하실 방 2칸을 전세 1백만원·월세20만원에 세내 생활하고 있는 심양가족에 불행이 닥친 것은 조씨가 87년4월 서울거주당시 집2층 계단에서 굴러 목뼈가 부러지는 사고로 몸을 전혀 가누지 못하게 되고서부터.
더구나 심양의 아버지(41)마저 집을 나가 조씨와 심양만 남게됐다.
이에 심양은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어머니를 돌보며 공부하는 눈물겨운 생활을 하게됐고 이같은 사정이 2학기 개학 후 학교에 알려져 어린이회를 중심으로 심양돕기운동이 전교생을 대상으로 벌어지게 된 것.
이처럼 흐뭇한 미담에 박교장등 교직원들도 팔을 걷고 나서 조씨를 맡길 복지시설을 인근에 수소문하는 한편 심양을 도와줄 후원자도 구했다.
박교장은 『어린이들이 불우한 급우를 돕겠다고 발벗고 나서는 갸륵한 마음씨가 고맙다』 며 『현재의 집을 비워줘야 할 딱한 형편이어서 셋방이라도 심양 모녀에게 생활할 수 있는 거처를 마련, 심양이 어머니를 마음놓고 간병할 수 있게 됐으면 더 바랄게 없다』고 말했다.
【인천=김정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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