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 유옥렬 「부상곡예」언제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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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부상중인 세계적 체조스타 유옥렬(유옥렬·20·경희대체대) 이 지나친 혹사로 자칫 선수생명이 단축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체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유옥렬은 뜀틀에 관한 한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랭킹1위의 월드스타. 그러나 이번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지난4월 파리개인선수권대회에서 입은 발목부상(피로골절)의 악화로 평범한 연기를 펼친 끝에 3위에 머무른 데 이어 최근 잇따른 국내대회 출전강행으로 부상부위가 더욱 악화,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 딱한 상태다.
그러나 학교측은 수술에 앞서 오는 10월 전국체전에 유옥렬을 또다시 경기도 대표로 출전시킬 예정이어서 체조계에서 『비인간적이다』 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을 정도다.
피로골절이란 과도한 훈련이나 운동으로 뼈에 금이 간 것으로 육상스타 임춘애 (임춘애)를 끝내 트랙에서 끌어내린 난치증상.
유옥렬의 경우 지난 파리대회 부상직후 병원진찰 결과 뼛조각이 부서진 것으로 알려졌으나 올림픽이라는 대사 (대사)를 앞둔 시점이어서 본인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올림픽에 출전시킨 것. 그러나 올림픽이 끝난 후까지 소속학교의 명예를 위해 국내대회 ( 대학선수권· 경희대우승)에 출전을 강행시킨 것은 선수보호라는 차원을 떠나 도덕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더구나 유옥렬은 왼쪽발뒤꿈치 뼈에 세 갈래로 금이 간 중증으로 완치하려면 최소 1년은 쉬면서 치료받아야 한다는 것이 의학계의 소견이다.
유옥렬 자신도 8일 『점프를 하거나 착지 때 발이 바닥에 닿으면 통증이 심하다』 면서 『그러나 학교를 위해서 안 뛸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 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럼에도 학교측이 유옥렬을 경기장으로 잇따라 내모는 것은 순전히 학교측의 공명심 때문이 아니냐는 게 체조인들의 이구동성.
이번 올림픽에 참가했던 7명의 남자체조대표 중 한양대 (이주형·한광호) 한체대 (한윤수·강병의) 소속의 4명은 부상이 없는데도 휴식을 이유로 이번 대학·일반선수권대회에 불참했으나 경희대소속 3명(유옥렬·정진수·여홍철)만이 유독 출전한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유옥렬은 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출전한 지난 4월 개인세계선수권(파리)마루운동에서 채 익히지도 않은 고난도 동작을 펼치다 이 같은 부상을 당했는데도 해당 코치와 체조협회는 지금까지도 이 같은 사실을 본인에게 숨긴 채 쉬쉬해오고 있어 더욱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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