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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지구,갈림길에서다] ㉠에서 ㉭까지 기후변화 키워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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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0년은 유지될 것으로 생각됐던 남극대륙 서북쪽 끝의 라르센 B빙붕이 2002년 1~3월 바다로 떨어져 나갔다. 석 달 사이에 서울 면적의 다섯 배가 넘는 넓은 빙붕이 떨어져 나간 셈이다. 빙붕은 남극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300~900m 두께의 얼음덩어리를 말하는데, 내륙에서 빙하가 계속 흘러나오고 바다 쪽에서는 계속 떨어져 나가 빙산을 형성하므로 일정한 형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로 급격하게 떨어져 나가는 바람에 면적이 크게 줄고 있다. [사진=미국 항공우주국(NASA)]

서서히 뜨거워지는 냄비의 물속에서 개구리는 위험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인류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잘 모르지만 기온이 높아진 것을 피부로 느낄 때면 지구는 이미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빠졌을 수 있다. 일부 전문가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전쟁보다 더 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지금까지 나타난 기후변화의 여러 모습과 향후 전망을 ㉠~㉭의 키워드로 나눠 살펴본다.

※변화 내용은 유엔 정부간 기후변화위원회(IPCC) 분석을 위주로 함.

㉠가뭄

기후변화로 아프리카ㆍ호주 등에서 심각한 가뭄이 나타난다. 매년 남한 면적만큼씩 사막이 확대되고 있다. 2080년에는 11억~32억 명이 물 부족에 시달리고 열대우림인 아마존 유역이 초원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난민

기상이변으로 지난 50년간 전 세계에서 1억35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물ㆍ식량 부족으로 2050년에는 10억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도시

미국 뉴욕과 일본 도쿄, 인도 뭄바이, 중국 상하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방글라데시 다카 등 세계의 대도시 가운데 3분의 2가 해수면 상승으로 일부 혹은 전체가 잠길 수 있다.

㉣라르센B 빙붕

지난 50년 동안 남극 대륙의 기온이 섭씨 2.5도 상승했다. 2002년에 떨어져 나온 빙붕(氷棚ㆍ남극 대륙과 이어져 바다에 떠 있는 300~900m 두께의 얼음덩어리)으로 면적(3250㎢)이 서울의 다섯 배가 넘는다.

㉤멸종위기

2050년에 기온이 2~3도 상승할 경우 지구상의 생물종 가운데 20~30%가 사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펭귄ㆍ북극곰과 함께 조류ㆍ양서류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북극항로

온난화의 혜택도 있다. 과거에는 운항이 불가능했으나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해에 새로운 항로가 열리게 돼 운송료가 크게 준다. 뉴질랜드도 농업생산이 증가할 전망이다.

㉦산성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녹아들면서 약알칼리성인 바닷물이 산성화된다. 조개 껍데기와 산호가 녹아버리고 해양 먹이사슬도 무너지게 된다.

㉧얼음

그린란드와 유럽 알프스, 아시아의 티베트, 남미의 안데스 산맥 등의 빙하가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그린란드의 빙하가 다 녹으면 바닷물 높이가 7m 상승하게 된다.

㉨질병

남아시아에서는 해수온도가 오르면서 콜레라 환자가 늘어난다. 모기 서식 범위가 넓어지면서 말라리아의 발병도 증가한다. 영양부족ㆍ과다출혈ㆍ심장질환자도 늘어난다.

㉩철새

잦은 기상이변으로 철새나 고래 같은 이동성 생물은 방향과 계절 감각을 잃게 된다. 철새들이 왕복하는 서식지나 중간 기착지가 파괴되면 생존 위협을 받게 된다.

㉪킬리만자로의 눈

아프리카 대륙 최고봉인 해발 5895m의 킬리만자로산 정상의 눈은 지난 80년간 82%가 사라졌고 앞으로 50년 안에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해수온도가 올라가면서 더 많은 에너지를 빨아들인 강력한 태풍이 발생한다. 2005년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1000명 이상의 생명을 앗아갔다.

㉬폭염

프랑스에서는 2003년 여름 노약자 등 1만5000여 명이 폭염으로 희생됐다. 1995년 미국 시카고에서도 살인적인 더위로 7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해수면 상승

남태평양의 산호섬 투발루는 바닷물에 잠길 위험에 처해 있다. 인도 순데르반스의 섬 두 개가 이미 바닷물 속으로 사라져 1만여 명이 집을 잃었다. 방글라데시는 2030년에 1700만 명이 생활터전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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