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힘찬 노래 부를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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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그날이 오면』『저 평등의 땅에』등의 노래를 부르던 목소리의 주인공 윤선애씨(27)가 오는 16일부터 10월4일까지 인켈아트홀 ((741)0251)에서 콘서트를 갖는다. 「아름다운 생애」라는 타이틀로 펼쳐질 이번 공연은 그녀가 대학시절부터 몸담아온 노래모임「새벽」의 동료들과 함께 하는 자리로 꾸며진다. 지난 3월「윤선애씨, 어디 가세요?」라는 독특한 타이틀로 첫 개인콘서트를 가졌던 윤씨의 이번 공연은 과연 그녀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가늠케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진다 .
『보다 많은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습니다. 기쁠 때나 실의에 빠져있을 때 함께 해주는 친구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다독거려 힘을 주는 가수가 되고 싶습니다.』
요즘 서울 신수동 연습 실에서 공연준비로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윤씨. 이름과 얼굴은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녀는 음반「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통해 잘 알려진『그날이 오면』『벗이여 해방이 온다』『사계』등의 노래를 일찌감치 6∼7넌 전에 불렀던 장본인이다. 특히『저 평등의 땅에』를 부르던 그녀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녀의 노래가『사람의 마음을 세게 잡아끄는 힘을 가져 유장한 분위기를 자아낸다』『끈끈한 정서를 담고 있으면서도 꾸밈이 없다』고 평한다.
윤씨가 음악활동을 시작한 것은 84넌 서울대사대에 입학해 서울대노래동아리「메아리」 에 참여하면서부터. 그녀는 지구과학교육학과 1학년 재학 때부터 마이크 앞에 서서 아크로폴리스광장에 모인 좌중의 숨소리를 죽이곤 하는「캠퍼스 가수」로 유명했다. 이후 윤씨는 대학노래운동의 주축멤버들이 모여만든 모임「새벽」에 참여해 대학의 무대와 노동현장 등 세칭 운동권무대에서 주로 활동을 해왔다. 이미 잘 알려진 김광석·안치환씨 등도 이 새벽에서 활동하던 멤버들이다
88년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여중에서 2년6개월 동안 교사생활을 하기도 했던 윤씨는 노래에 대한 욕구와 교사로서의 책임을 놓고 고민하다 92년5월 전업가수의 길로 들어섰다. 노래에 대해 갈등하는 동안 『보다 다양한 소재의 노래, 자꾸 읊조릴수록 가슴에 다가오는 노래로 많은 대중 앞에 서겠다』고 결심한 것이 그녀가 겪은 변화라면 변화. 하지만 윤씨는 욕구를 직선적으로 분출하는 요즘 대중가요가 위험해 보여『사람들의 노래정서를 바꾸고 싶은 생각마저 든다』고 덧붙여 말하며 웃는다.
모두 3부로 진행될 이번 공연에서는 김정환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이별』『희망』등의 서정적인 신곡들과「새벽」의 노래 중 널리 알려진 곡들이 윤씨를 비롯하여 서울대 음대성악과를 졸업한 임정현씨, 작곡을 하며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최용만씨 등 세 사람의 가수에 의해 불린다. 정태춘·「노찾사」등의 우정출연도 있을 예정.
윤씨는 특히 현실에 공복 감을 느끼며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이번 공연에 초청하고 싶다며 『아름답고 힘찬 노래로 삶의 비전을 선물하겠다』고 말을 맺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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