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제조업/설비투자 올들어 격감/기은 2천여사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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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소비줄어든 내수·경공업 특히 부진
올해 중소제조업체의 설비투자증가율이 지난해의 3분의 1 정도에 그칠 전망이다. 이같은 중소기업의 설비투자증가율은 83년이래 처음으로 한자리숫자를 기록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설비투자부진은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기반을 약화시키고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는 세계경제의 회복추세를 적절하게 활용하기 어려울 것임에 따라 다각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4일 중소기업은행이 지난 7월에 2천7백56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비투자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중소제조업체의 설비투자는 2조2천9백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1.1% 늘어났으나,하반기에는 2조2천2백억원으로 3.2% 증가에 그쳐 연간 증가율이 7.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그림참조>
기업은행측은 이에 대해 그동안 성장을 주도해왔던 건설경기가 진정되고 민간소비도 둔화됨으로써 내수경기가 부진하고 수출 또한 여의치 않아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 부문 모두 지난해에 비해 신장률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특히 내수(증가율 5.5%)와 경공업(0.3%)의 투자부진이 두드러진 반면 수출부문(9.1%)과 중화학공업(12.9%)은 전체 평균치를 웃도는 비교적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복·가죽업종 등이 선진국경기의 회복부진과 중국 등 개발도상국과의 경쟁에 밀려 수출이 부진해 지난해보다 투자가 26.4%나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건설경기의 부진과 건축규제의 영향을 받아 비금속광물제품도 설비투자가 16% 줄어들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대상으로 볼 때도 그동안 매년 20%를 훨씬 웃도는 높은 증가율을 보였던 기계장치에 대한 투자가 국내 경기가 불투명하고 사람구하기가 어렵자 대규모 시설투자를 억제하고 대신 오래된 설비를 고치거나 공장자동화설비를 갖추고 있어 그 증가율이 9.6%로 처음으로 한자리수 아래로 처질 전망이며 공장부지 확보를 위한 토지구입도 2.1%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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