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라크 군시설 폭격 검토/남부 안전지대로 분할 겨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이라크 지상군으로 시아파 공격때도
【워싱턴·바그다드 AFP·로이터·연합=외신 종합】 미국은 이라크 남부의 비행금지 구역을 안전지대화하고 이를 보장하기 위해 이 지역외의 이라크 군사목표물을 폭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워싱턴 포스트지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조지 부시 미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말을 인용,『미국은 이라크가 비행금지조치를 피해 지상군으로 시아파 반정부세력을 공격할 경우에도 북구 쿠르드족 거주지역 공격때와 같이 중부 이라크 군사목표물을 폭격,시아파지역을 안전지대화 할 것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미 국방부의 한 관리도 이와 관련,『사담 후세인의 국가통수권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비행금지구역 선포는 이라크를 분할하기 위한 첫 단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압력이 이라크에서의 군사쿠데타를 유도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비행금지구역 선포는 이라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것일 뿐 이라크를 분단시키지 않겠다』고 한 부시대통령의 발언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편 이라크 정부기관지 알 줌후리야지는 이날 『서방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으로 이라크가 과거 어느 때보다 약화되었다』며 이례적으로 이라크의 취약점을 공식 시인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이라크 국민들이 단결돼 있으며 서방의 이라크분할 의도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7일 이래 사흘째 비행금지구역을 정찰중인 미군 관계자들은 매일 1백회 이상씩 정찰비행을 해왔으나 이라크 비행기의 도발행위를 전혀 접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런던을 방문중인 부트로스 부토르스 갈리 유엔 사무총장은 미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안전보장이사회가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승인했다고 상기시키면서 미국 주도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지지의사를 표명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