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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크루즈 '큰일' 냈다… 연타석 홈런포로 5타점 '원맨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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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거포 시장의 '흑일점' 크루즈(한화.사진)가 일을 냈다.

크루즈는 25일 두산과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혼자 5점을 뽑으며 두산에 5-3 역전승했다. 올 시즌 5승 무패를 기록하던 두산 선발 랜들은 첫 패배를 당했다.

한화 타자들은 5회까지 랜들의 낙차 큰 커브에 안타를 하나밖에 치지 못했다. 반면 삼진을 5개나 당하며 농락당했다. 두산은 5회 2안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김동주의 시즌 9호 솔로홈런을 더했다. 랜들의 구위로 볼 때 2점은 승리에 충분한 점수로 보였다.

하지만 랜들은 6회 말 시작과 동시에 김민재와 고동진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조원우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한숨을 돌린 랜들은 타석에 들어선 크루즈에게 초구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124㎞의 슬라이더는 몸쪽 낮은 코스로 정확히 들어갔지만 크루즈는 바로 그 공을 기다렸다는 듯 시원하게 날려버렸다. 타구는 대전구장 오른쪽 펜스에 떨어졌다. 순식간에 3-2로 역전됐다.

8회 2사 1루에서 다시 타석에 들어선 크루즈는 구원투수 이승학의 가운데로 쏠린 141㎞ 직구를 잡아당겨 125m 비거리의 장외 축포를 쏘았다.

시즌 11호 홈런을 친 크루즈는 이날 침묵한 홈런 선두 양준혁(삼성).김태균(한화)과의 격차를 두 개로 좁혔다. 다혈질인 제이 데이비스를 대신해 올 시즌 처음 한국무대를 밟은 크루즈는 타율 0.336에 타점 2위(36타점), 장타율 1위(0.687)를 기록하며 홀로 외국인 거포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2위 한화는 이 경기 승리로 이날 패배한 선두 SK에 1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SK와 KIA가 맞붙은 문학에선 투수 교체가 승부를 갈랐다. 양 팀 선발은 올해 특급 고졸신인으로 평가받은 김광현(SK)과 양현종(KIA)이었다. 두 투수는 똑같이 초반부터 제구력이 흔들리며 혼란에 빠졌다. 1회 볼넷 두 개를 내준 양현종은 2회 선두타자 최정에게 솔로 홈런을 얻어맞았다. 서정환 KIA 감독은 주저 없이 양현종을 내렸다. 뒤를 이은 '믿을맨' 신용운은 6이닝을 6안타.4실점으로 막고 시즌 6승(1패)째를 올렸다. 다승 공동 선두다.

반면 김광현은 KIA에 6점을 내주면서도 5이닝을 소화했다. 1회 장성호에게 투런 홈런을 내준 김광현은 2회 야수들이 3개의 실책을 범하자 완전히 페이스를 잃었다.

하지만 김성근 SK 감독은 그를 내리지 않았다. 좌완 김광현은 선발진에 꼭 필요한 투수이고 그에 걸맞은 맷집을 길러줘야 하기 때문이었다. SK는 7회 정근우의 3점 홈런으로 1점 차로 따라붙었지만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김성근 감독은 김광현을 키우기 위해 1승을 포기해야 했다. 이 패배로 SK는 시즌 첫 3연패를 당했다.

현대는 11회 말 김동수가 삼성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날려 3-2로 역전승했다. 현대는 홈에서 삼성에 4연승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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