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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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열반제』의 작가 김정휴 스님이 최근 근대한국불교의 중흥 조로 일컬어지는 경허 선사를 주인공으로『소설 경허-슬플 때마다 우리 곁에 오는 초인』이란 제목의 책을 펴냈다.
경허 선사는 한말과 일제식민지 시대를 배경으로 활동했던 근세한국선불교의 거장. 평범한 일상을 거부한 채 광기와 기행으로 가득 찬 삶을 살다간 그에게는「기인」「농세의 달인」「무애 행을 일삼은 파계승」등 수많은 별칭이 따라 다닌다.
『나의 체내에도 경허와 같은 무애의 광기가 떠돌아다니고 있다』고 고백하는 작가 김정휴 스님은 자신이 체험적으로 파악한·경허의 오도적 비밀과 무애한 삶의 실체를 소설과부기의 형식을 혼용하는 독특한 방법으로 형상화 해내고 있다.
경허를 한 사미승의 살인용의자로 뒤쫓는 공 형사란 인물을 설정하고 그의 눈을통해 경허의 삶을 더듬는 추리적 기법까지 동원하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불교시대 사, 2백92쪽,4천8백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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