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아르헨 황금 발「마라도나」줄다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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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축구천재 디에고 마라도나(31)가 94년 미국월드컵에서「지지 않는 별」로 다시 떠오를 것인가.
약물복용과 관련, 출전금지 조치를 당했던 마라도나의 소속팀(이탈리아나폴리 클럽)복귀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는 가운데고국 아르헨티나가 그의 대표팀 참가를 강력히 희망하고 나서 주목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대표팀 바시레 감독은 최근『마라도나와 소속팀 사이의 계약문제가 원만치 해결되면 94월드컵에 대비, 그를 아르헨티나 대표팀 일원으로 뛰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86,90년 월드컵에서 신비에 가까운 기술을 구사, 조국 아르헨티나 우승의 중추적 역할을 맡았던 마라도나의 대표팀 복귀는 94월드컵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이탈리아 나폴리 팀의 주전으로 활약하다 소변검사에서 코카인 성분이 검출돼 지난해 4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15개월 간 출전금지조치를 당했던 마라도나는 7월로 제재기간이 끝남에 따라 현재 소속팀과 복귀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있는 상태.
마라도나는 애초 나폴리와의 계약기간이 오는 93년 7월까지로 돼있음에도 불구, 자신에게 약물복용의 불명예를 안겨준 팀에 절대 복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으나 얼마 전 자신이 제시한 요구조건이 받아들여질 경우 돌아갈 수도 있다는 입장변경을 발표했다.
마라도나가 내건 복귀조건은 재 계약금 60억 리라(약 42억 원)지급, 연체 별금 3백만 리라(약 2백10만원)면제, 팀 내 코치 직 승인과 경기출전 횟수제한 등 팀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나폴리 팀으로서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황금 발」을 데려와야 할 형편.
마라도나가 빠진 지난 시즌에서 나폴리는 이전 두 번의 국내리그 우승을 따낸 강팀의 면모를 잃고4위로 추락하는 수모를 겪었을 뿐 아니라 관중수도 시즌 평균 5만∼6만 명에 달하던 것이 2만5천명으로 뚝 떨어져 마라도나의 위력을 새삼 실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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