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시험「표준점수제」논란/94학년도대입/수험생 석차따라 점수달라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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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첫시험서 성적 좋은 5천명이 두번째시험 포기땐/1차 5천1번째가 2차선 1등 되어 만점가능성/「두차례 성적중 택일」맹점
94학년도부터 시행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시험점수를 전국 석차순으로 환산하는 「표준점수제」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이 제도의 시행효과를 놓고 논란이 일고있다.
교육부 관계자들은 이 제도가 두차례 치러지는 수학능력시험의 난이도 차이를 없앨 수 있는 제도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부 교육학자 교수들은 첫번째 시험을 치른 수험생중 고득점자들이 두번째 시험을 기피할 경우 두번째 시험을 치른 학생들은 1차시험때와 시험점수는 같거나 비슷하더라도 표준점수(석차)는 1차때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점에서 학부모들의 반발 등을 우려하고 있는 상태다.
◇표준점수제=표준점수제는 두차례 시험성적중 좋은 것을 택하도록 되어있다. 이제까지 사용해온 정답수·배점에 따라 곧바로 산출되는 점수(원점수)가 아니라 원점수에 따른 전국 석차를 점수로 나타내는 제도다.
이 제도로 채점하면 몇문제를 맞췄느냐보다 전체 수험생 가운데 몇위냐에 따라 점수가 달라진다.
2백점 만점인 수학능력시험의 표준점수 만점은 영역별 배점(언어 60점·수리탐구 1백점·외국어 40점)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면 4백40점,부여하지 않으면 3백3점이 되며 수학능력시험 실험평가를 분석한 결과 원점수 1백23점 동점을 받은 학생 4명이 4백40점 만점인 표준점수로 환산했을때 언어·외국어 등 영역별 가중치에 따라 최고 16점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입취지=두차례 치러지는 수학능력시험간의 난이도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것으로 원점수로 따지면 어렵게 출제된 첫번째 시험을 치른 응시생의 경우 다음 시험이 쉽게 나오면 피해를 보게된다.
이렇게 되면 첫 시험에서 베스트를 발휘한 학생도 다음 시험이 쉬울지 모른다는 기대로 또 응시,낭비요인이 발생한다.
◇문제점=표준점수제가 시행되면 첫 시험에서 만족스런 점수를 받은 학생이 여유있게 본고사 준비를 하기 위해 두번째 시험을 포기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교육부는 이 인원이 5천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극단적인 경우를 상정하면 1차시험의 5천1등이 2차시험에서 1등이 되어 표준점수 만점을 받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점끼리 점수차가 나는 것도 이해하려들지 않을 수험생·학부모들이 이로 인해 피해를 보게되면 시험 자체를 승복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1차시험의 1등과 2차시험의 1등(1차때 5천1등)이 「좋은 성적선택」원칙에 따라 같은 표준점수를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
교육부는 이같은 문제점 때문에 상이한 집단의 두차례 시험결과를 동등화 시키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통계학적으로 완벽한 동등화 방안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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