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매로 회사도 사고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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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인터넷에서 회사를 사고파는 시대가 열렸다. 미국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도산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사정상 처분해야 할 기업 10여 개가 세계적인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팔리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대부분의 매매 대상 기업은 웹 2.0의 확산으로 다시 불붙은 IT 붐을 타고 설립됐다가 일부 거품이 꺼지면서 어려워진 회사들이라는 것. 이 업체 대표들은 애초 생활용품 판매로 시작한 이베이가 값비싼 보석.미술품까지 취급할 정도로 성장하자 신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판매 전략을 채택한 셈이다.

회사가 경매 매물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거래가 활발해지고 있다. 예컨대 검색엔진 회사인 '딕포잇 닷컴'은 2~3주 전 2만5400달러에, 온라인 일정관리 업체인 시납스라이프는 6만 달러에 팔렸다. 이 밖에 소프트웨어 회사를 비롯, 핫도그 판매용 손수레 제작업체까지 다양한 기업이 거래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매각은 전문 브로커나 투자은행 등을 통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럼에도 IT 업체들이 인터넷 경매사이트를 통해 회사를 팔려는 건 무엇보다 신속하고 간단한 처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기존 방식으로 회사를 매각하려면 복잡한 서류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 단순한 절차가 온라인을 통한 회사 거래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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