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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두여자』 첫 「시청자 합평회」가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베스트셀러 작가 김수현씨의 작품인데다 김혜자·반효정·오연수·김보연·황인용등 호화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은 『두여자』를 미리 비디오로 감상한후 시청자들은 섬세한 관찰력으로 자신의 견해를 발표했다.
경기도 과천의 50대 주부 이명자씨는 『한편의 장편영화같은이 작품이 극장영화보다 화질이 떨어진 것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가』라고 묻고 『드라마의 회상부분에서 흑백화면을 사용한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명자씨는 또 이 드라마에서 ▲농촌여성의 손이 너무 고운 점 ▲50년대의 복장이 요즘 의상과 비슷한 점 ▲주인공의성격이 판이한데 성격을 묘사하는 음악이 일률적인 점 ▲중학교 입학식에 사람들이 너무 적은점등을 지적하면서 드라마가 자칫 사실성을 놓친 부분을 섬세하게 지적하기도 했다.
충북의 주부 임정원씨가 『등장인물이 너무 적고 두 여자의 대화만을 반복하는것에 약간 빈곤함을 느낀다』고 지적하자 제작자 측은 『불필요한 디테일을 과감하게 생략하고 두사람의 우정에만 초점을 맞추었다』고 맞섰다.
제주에서 온 김양숙씨는 『인물들이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친구에게 헌신하는 우정자체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해 참석한 제작자를 당황케했다.
김영숙씨(부산)는 『극중의 김보연과 같은 딸을 가진 나로서는 모녀관계가 너무 실감나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며 『우리 드라마에서 어머니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상적인 인물로 묘사되는 것같다』고 해석했다.
상식적인 드라마 감상인 작품내용에 대한 감상뿐만아니라 기존 TV드라마들과의 비교, 연기자들의 연기에 대한 장단점 분석, 연출의 효과에 대한 평가, 배경음악과 무대세트·소도구에 이르기까지 주부들은 철저하고 뼈있는 지적으로 전문가들을 놀라게 했다.
선진국 방송에서는 이같은 사전 시사합평회를 프리뷰쇼라부르며 상례화돠어 있다.
이미 완성된 작품이기 때문에 특별한 문제점이 없는한 고쳐지지 않지만 앞으로 유사한 경향의 작품을 만들경우 시청자들의 지적은 큰 참고가 된다. 드라마 작가·연출자·방송사와 광고주에 이르기까지 방송관련자들이 폭넓은 시청취향을 이해해 프로그램의 개발에 도움을 준다.<채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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