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문전 "내집처럼 들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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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바르셀로나=특별취재단
주말 온국민의 가슴을 후련하게 해준 승전보였다.
경기종료를 알리는 차임벨소리가 울려퍼지는 순간 한국의 자랑스런 낭자군들은 코트중앙에 어깨동무한채 무릎꿇고 앉아 감사의 「기도를 올렸고 스탠드에 자리한 한국응원단석은 『코리아 만세』를 외치는 환호의 물결로 넘실거렸다. 한국의 「붉은 마녀」들이 북유럽의 노르웨이 거한들을 28-21로 격침시키고 또다시 여자핸드볼을 평정, 바르셀로나 하늘에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서울올림픽 우승당시 지칠줄 모르는 체력·투지가 가상하다고해서 외국기자들이 붙여준 이름이 「붉은 마녀」.
이 붉은 유니폼의 마녀들이 4년후 지중해의 항구 바르셀로나에서 다이아몬드보다 값진 금메달을 또다시 일궈냈다.
8일 저녁 상 호르디 체육관에 운집한 1만5천여관중들은 「코레아」의 완벽한 승리에 아낌없는 기립박수를 보냈고 관중석에서 꽃술을 흔들며 목메어 응원하던 수백명의 교포들과 임원들도 서로 어깨를 감싸안은채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싸운 한판이었다. 이날 스타트는 부진했다.
결승전이라는 부담때문이었을까.
주무기인 좌우 사이드슛이 연속 아웃되거나 노르웨이 GK의 선방에 걸리는 동안 노르웨이의 장신들에게 좌우및 중앙을 돌파당해 전반10분쯤에는 4-1, 5-2등으로 뒤지는 불안한 출발이었다.
그러나 송곳은 주머니에 넣으면 솟아나는 법.
체격은 작아도 체력·개인기·팀웍·투지에서 월등한 한국낭자군은 중반을지나 19분쯤부터 노르웨이를 7점에 묶어놓고 박정임(박정임·상명여대) 오성옥(오성옥·한체대) 이미영(이미영·광주시청)이 연속5득점, 10-7로 처음 전세를 뒤집으며 대세를 장악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전반을 16-8로 앞서 승기를 잡았다.
후반들어 골차가 10골이상 벌어지고 승리가 확실시되자 정형균(정형균) 김갑수(김갑수) 코칭스태프는 벤치에서 일어나 작전지시는 그만둔채 서로 얼싸안았고 이를 지켜보던 한국임원들도 일어서서 만세를 부르며 승리의 기쁨을 미리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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