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과서 공부가 핵심 주관식 문제 철저히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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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가 공인하는 논술평가의 대가 노명완(고려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는 요즘 무척 바쁘다. 2008년도 이후 대학입시에서 논술시험이 가장 중요한 평가방법으로 부각되면서 그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올바른 논술교육만큼이나 객관적인 논술평가가 중요하다는 지론을 갖고 있는 그에게 어떻게 하면 논술시험에 잘 대비할 수 있는지, 객관적인 평가 기준은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노명완 교수는 오는 6월 9일 진행되는 ‘제3회 중앙일보 논술능력시험’의 총괄감수를 맡아 교수 · 교사 ·강사로 구성된 논술 전문가 그룹에서 출제한 10개 급수의 문제들을 직접 감수하고 있다.)

- 이번에 감수하고 있는 ‘중앙일보 논술능력시험’을 소개한다면.
지식기반 사회로 급변해 가는 현대사회에서 단순 암기한 지식의 나열은 의미가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지식을 조합하는 통합적 사고력과 주어진 문제에 대해 자신만의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창의력이다.
이 능력을 측정하기에 가장 좋은 평가방법이 논술시험이다. 중앙일보 논술능력시험은 통합적 사고력과 창의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구성한 시험이라 이해하면 된다.
 
-이번에 실시하는 시험의 출제 방향은?
 이번 시험은 고등학생이 응시하는 1~3급 문제와 초ㆍ중학생이 응시하는 4~10급 문제를 구별해서 출제한다. 먼저 1~3급 시험은 대입 논술 모의고사 형태로 치러진다.
인문 · 자연 계열별로 자신이 원하는 문제유형을 선택, 시험을 보게 된다. 단, 3급 시험은 고등학교 1학년이 권장 대상이어서 공통유형으로 출제된다. 4~10급 문제는 논술능력을 구성하는 핵심요소인 이해ㆍ분석력, 논증력, 창의력, 표현력의 4개 영역을 분리하여 각 영역별로 출제된다.
각 영역의 출제는 해당 학년의 교과서를 기준으로 난이도를 조정해 출제하기 때문에 학교 교육을 충실히 받은 학생이라면 쉽게 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4개 영역을 분리해 출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실제 논술에서는 네 영역이 통합되어 나타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중앙일보 논술능력시험’에서 이 네 영역을 분리하여 출제하는 것은 교육적 측면을 고려한 것이다.
아직 논술을 배우지 않은 초ㆍ중학생들에게 대입 논술 시험 유형은 지도와 평가 양 측면에서 모두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논술 능력을 구성하는 핵심 능력을 직접 물어보는 방식을 택했다.
이해ㆍ분석력 영역의 문제에선 이해ㆍ분석력만 평가하고 논증력 영역의 문제에선 논증력만 평가하는 식이다. 이 방법은 지난 1, 2회 시험을 통해 이미 그 방법의 우수성이 검증된 바 있다.

- 채점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모든 문제에는 채점기준표가 있다. 만점에서 감점해 가는 방식으로 채점한다.
예를 들어 논증력 문항은 1)타당한 근거가 제시되었는가, 2)내용이 일관되게 전개되었는가, 3)근거를 단계적으로 제시했는가, 4)근거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었는가, 5)자기 주장의 약점을 정확히 인식했는가, 6)상대 주장의 장·단점을 정확히 인식했는가, 7)분량의 부족 · 초과 정도, 8)문제와 무관한 답 · 분량이 50% 미만인가 등의 기준으로 채점한다. 모든 문제는 이와 같은 기준표에 따라 채점되고, 또 2인의 복수 채점 제도를 두고 있다.
이렇게 채점한 결과는 이해ㆍ분석력(20점), 논증력(30점), 창의력(40점), 표현력(10점)의 영역별 점수로 학생들에게 최종 공지된다.
 
-이 시험에서 우수한 성적을 받으면 어떤 혜택이 있는가.
 논술 공부만큼 중요한 것이 정확한 평가다. 학생 자신의 객관적 논술능력을 알 수 있는 개인평가분석표가 가장 큰 혜택이라는 생각이다.
또, 70점 이상을 받은 학생에게는 합격증을 제공하고, 각 급수별 최상위 5명씩, 총 50명에게는 중앙일보 사장상 및 중앙일보에듀라인 사장상이 주어진다. 시험 당일엔 예시답안과 해제 동영상 강의도 함께 제공한다.
 
- 중앙일보 논술능력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논술 공부의 핵심은 학교에서 공부하는 모든 교과의 공부이다. 학교의 교과 공부가 바로 그 교과의 중요 문제에 관한 세부 지식과 정보를 이해ㆍ분석하고, 이를 논리적으로 구성하여 조직하고, 또 이를 지식의 형태로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공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각 교과서 단원에 나와 있는 주관식 문제를 철저히 공부하는 것이 좋다. 이 문제들이 바로 논술 문제라 생각해도 된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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