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지방 다시 가뭄비상/비없는 장마 “끝”… 곳곳서 식수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논밭 작황 최악… 수확 급감예상
장마가 늦게 시작돼 짧게 끝난 가운데 강우량이 해갈에 크게 미흡,중부 이남지방에 또다시 가뭄공포가 일고 있다.
부여 백마강은 모래바닥이 드러나 유람선 운항이 중단됐고 곳곳의 조생종벼도 물부족으로 이삭이 패지않고 있다.
특히 남부지방은 9일부터 시작된 장마가 23일 끝난 뒤 불볕까지 쏟아져 일부 물이 마른 저수지와 천수답 벼논바닥이 또다시 거북등처럼 갈라지고 밭작물과 수박·참외 등 넝쿨과일 등은 타 들어가거나 썩어 들어가 7∼10일안에 큰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제2의 대규모 가뭄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기상청은 그러나 8월 한달동안에도지역적으로 간혹 소나기성 비가 예상되고 있을 뿐이라고 밝혀 가뭄피해를 면치 못하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가뭄피해는 올해 장마기간이 남부지방은 7월9일부터 23일까지 15일간,중부 이북은 7월3일부터 31일까지 29일간으로 예년평균 최고 31일∼최하 29일에 비해 크게 못미친 데다 남부지방은 특히 짧았고,강우량도 서귀포의 3백58.8㎜를 최고로 서산은 겨우 55.6㎜에 그치는 등 예년에 비해 크게 적었기 때문이다.
31일 부여유선조합(조합장 이재호·54)에 따르면 『금강수계의 중간지점인 백마강 곳곳의 모래바닥이 사상 처음으로 드러나 28일부터 부여군 부여읍 쌍북리 사적 제5호 부소산성 고란사옆 선착장∼낙화암∼부여군∼규암면 규암리 수북정구간 4㎞에서의 놀잇배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고 밝혔다. 백마강 곳곳의 하상이 드러난 것은 상류의 대청댐이 저수량 확보를 위해 방류량을 크게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장마기간이 9일부터 23일까지 겨우 15일에 그친 전북지방도 평균 강우량이 2백44.5㎜에 그쳐 고추밭 1만1백20㏊가 물부족으로 성장을 제대로 못해 2만2천3백t 생산계획량에 차질을 빚게 됐으며 참깨·들깨 등 밭작물도 모두 마찬가지 실정.
또 전주시에 하루 18만t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방수리 취수장 수위도 1백80㎝에서 1백43㎝로 떨어져 8월초 비가 오지 않을 경우 제한급수가 불가피하다는 것.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