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요세미티계곡 등반나선 「서울의대 산악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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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패기의 의학도들이 거벽등반의 메카로 알려진 미국 요세미티계곡 원정에 나섰다.
서울대 의대 산악회(회장 김유영 내과교수)가 1천m가 넘는 화강암 수직벽과 돔이 위용을 자랑하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동부의 요세미티계곡 등반에 도전하기 위해 21일 장도에 오른다.
김회장이 지도교수로 참여하고 본과 2, 3년생이 주축을 이룬 8명의 원정대는 요세미티계곡의 여러 바위벽 중에서도 고난도에 속하는 엘 캡턴(1천2백m)과 해프 돔(7백m)을 오를 예정.
원정대는 해프 돔을 3인 1조의 2개팀이 5박6일에, 엘 캡턴을 2인1조의 1개팀이 4박5일에 걸쳐 각각 정복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등반 중에는 미리 준비해 가는 휴대식량과 물을 먹으며 로프에 매달려 「박쥐잠」을 자야하는 등 많은 육체적·기술적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57년 창립, 35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는 서울대 의대 산악회는 71년 북한산 인수봉(약 1백m)에 난이도가 잘 조합된 코스로 등반가들이 즐겨찾는 「의대길」을 개척하는 등 실력있는 모임으로 알려져 왔다.
이번 원정을 위해 대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매주 토·일요일 북한산 인수봉과 도봉산 선인봉 등의 암벽을 찾아 강도높은 훈련을 계속해 왔으며 1천만원에 달하는 원정경비 절반 가량을 자비로 부담하고 있다.
암벽등반 경력 5년째에 접어든다는 박상원 산악부장(본과 3년)은 『등반을 통해 배우는 도전과 겸손의 덕은 인간생명을 다루는 의학도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 덕목과도 일치한다』며 학업에 쫓기는 바쁜 시간 중에도 산을 찾는 이유를 밝히면서 『이번 원정의 성공으로 힘들고 위험한 일을 꺼리는 요즘 젊은이들의 나약함에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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