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사,대북투자 본격 채비/삼성·현대·대우 등 84사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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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자·섬유·신발·완구 등 품목도 다양/김달현 다녀간뒤 합작활기 예상
남북 상호핵사찰문제로 위축됐던 남북한의 경제협력이 김달현북한정무원부총리의 서울방문을 계기로 단순교역차원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합작투자시대로 들어설 전망이다.
국내 종합상사 등 관련업계는 이에 따라 그동안 유보했던 대북투자사업의 성사가능성을 점검하고 있으며 특히 삼성·현대·대우·럭키금성 등 주요대기업들은 그룹의 고위관계자를 포함한 민간경제사절단을 오는 9월 북한에 파견키로 했다.
16일 정부당국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25개 업체가 대북투자사업을 위해 정부에 북한주민접촉 승인을 낸데 이어 올해는 상반기중에만 59개 업체가 대북투자를 추진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종합상사들은 이와는 별도로 대규모의 투자사업을 추진중인데 삼성의 경우 전자·섬유·신발·생활용품 등 10개품목의 대북투자를 계획하고 있으며 대우는 김우중회장의 북한방문때 합의했던 9개의 합작사업 가운데 와이셔츠·원단·가방공장 등을 남포공단에 세우고 일부제품은 내년 2월부터 생산에 나설 예정이다.
럭키금성은 섬유·완구·가전제품의 생산을 위한 합작투자를 생각하고 있으며 쌍용은 부사장급을 위원장으로 한 북한위원회를 구성,시멘트사업에 대한 합작투자와 수산물가공공장의 설립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기업들은 대부분 북한에서 생산한 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거나 일부를 국내에 들여오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밖에도 미원이 조미료사업,일양약품이 한약재생산을 추진중이며,개왕제약이 인삼가공,강원산업이 연탄생산을 추진하는 등 합작사업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다.
또 한국강관은 플랜트사업,한일합섬과 코오롱 등은 방직,동미산업은 낚시도구의 북한생산,골든벨은 PVC사업에 대한 합작투자를 추진중이다.
한편 정부는 남북한산업의 비교우위를 따져 북한에 대한 합작투자를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산업구조 조정을 추진하는 한편 업계의 과당경쟁을 막기위해 정부 또는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별도의 기구를 만들어 대북투자사업을 조정함으로써 혼란이 빚어지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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