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물고기 떼죽음 원인|방수 량 감소·산소부족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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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15일부터 서울성산대교∼한남대교간 한강에서 발생한 물고기 떼죽음의 직접적인 원인은 수온상승에 따른 산소부족과 상류 댐 방류 량 감소에 따른 자정능력 저하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달28일부터 전문가들과 합동조사반을 편성, 물고기 떼죽음사태 원인을 조사한 결과 밝혀졌다.
합동조사반은 계속된 가뭄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평소 섭씨18∼20도를 유지하던 수온이 23∼24도로 급상승, 생활하수 및 공장폐수의 퇴적물에서 나온 암모니아와 메탄가스 등이 산화하는 과정에서 수중산소가 다량 소비된 것이 물고기죽음의 직접 원인인 것으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또 예년 초당 4백 입 방m였던 팔당댐 방류 량이 가뭄 때문에 1백2O여 입 방m로 격감, 수중 산소부족을 가속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떼죽음 현장부근에 있는 당인리 화력발전소에서 하루 80만t씩 방류하는 섭씨 37도의 냉각 폐열수가 수온을 상승시키는데 한 몫 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에 따르면 떼죽음이 시작된 지난달 15일부터 현재까지 수거된 물고기9천여 마리 가운데 살치와누치 등 2종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어종은 붕어 등 다른 어종에비해 상대적으로 산소부족에 대한 적응력이 약해 집단 폐사 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계속적인 생태계조사 ▲수질경보체제 확립 ▲한강조사선 확보 ▲다목적 청소선 확보 등 한강관리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합성세제 적정량사용 ▲생활하수 줄이기 ▲낚시·떡밥 사용자제 등 캠페인 차원의 한강 살리기 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강 물고기 떼죽음사태는 올해뿐 아니라 86년 서강 대교 북단 욱천 하구와 88년 훙제천 하구에서 발생하는 등 거의 매년 있어 왔던 일인데도 그동안 방치해오다 뒤늦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의 대책을 내놓았다는 비난이 따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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