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군 국내최대 가야고분 발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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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경남함안군가야읍에서 가야시대 수장급(왕급)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국내 최대의 토광목곽묘(땅에 구덩이를 파서 그안에 나무궤싹을 짜넣고 시신을 안치하는 분묘 양식)가 문화재 관리국 창원문화재연구소(소장 홍성빈)발굴팀에 의해발굴됐다.
길이 8m90cm,폭 2m80cm,깊이 1m10cm로 이 양식으로는 가장 규모가 큰 이 분묘는4세기말∼5세기초의 것으로추정돼 지금까지 부산·김해지역에서만집중발굴됐던 대형토광목곽묘가 아라가야인 함안지역내에서도이른시기에 쓰였다는사실을새로이 드러내고 있다.
이 분묘는 특히 창원문화재연구소가 현재 발굴중인 이웃 함안군산성리 성산(사적 67호)의 산성과 묶어서 볼 때 지금까지 학설상 불분명했던 아라가야의 중심지가 함안일대라는점을 강력치 추정케한다는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발굴이 진행중인 산성은 가야시대(AD42∼562) 초기에 강력한 국가의 실체를 형성할 수 있었던 아라가야의 것으로 추정되며 출토묄 유물을분석하면 이제까지 베일에 가려져 있던 6가야의 실체를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에 1차발굴이 완료된토광목곽묘에서는 금판장식 환두대도를 비롯,말갑옷·비늘갑옷·철제투구 등 무패류와 불꽃무늬가 있는 그릇 방침, 바닥이 둥글고 목이 긴 항아리등많은 토기가 함께 출토돼 당시 아라가야에 강력한 정치집단이 존재했음을 추정케 하고 있다.
출토된 유물들은 또한 그동안 자료의 빈곤으로 연구가 부진했던 당시 아라가야의 문화상 복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두께 1Ocm정도의 나무로 짠목곽(나무궤짝)은 길이 6m,폭2m30cm,높lm90cm이며 바닥에는 주먹만한 자갈을 한두겹 고루 깔았고 한 가운데에는폭70cm,길이 1m80cm로 주변보다 3∼4단높게 자갈을깔아시상대(시신의 눕는 자리)를 만든 것이 특징이다.
출토유물은 무덤 주인공의 오른쪽 가슴 부위에 83cm길이의 환두대도 1점, 시상대 좌우측 바깥쪽에 말갑옷 1점 ,비늘갑옷 2점, 가늘고긴 철판길이로 엮어 만든 투구 2점이 정연한 모습으로 놓여있다.
발치족으로는 불꽃무늬 그릇받침 1점, 목이 긴 항아리 1점등의 토기들이 놓여있다.
창원문화재연구소는 앞으로주변지역에 대한 종합적인 정밀 지표조사를통해 유사한 분묘의 존재 여부등을 파악하는한편 관계기관과 협의해 유적보존관리 대 책 을세우기로 했다.
이 고분은 가야읍 도항리 일대 신축중인 아파트 부지에서공사로 인해 반쫌 파괴된 채로발견돼 지난 6월15일부터 긴급발굴에 들어갔다.<조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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