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극장가 베트남열기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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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장마철 극장가가 후덥지근한베트남 열기에 싸여있다.
우연하게도 베트남 소재 한·외화가 잇따라 개봉 또는 개봉예정이어서 베트남 바람을 몰고온 것.
『연인 』→『하얀전쟁』→『인도차이나』로 이어지는 이「베트남영 화」 중 『연 인』 과 『인 도차이 나』는 프랑스식민지시대 베트남이 배경이다.
그리고 『하얀전쟁』 은 알려진대로 한국군 병사의 월남전 참전과 그 후유증을 그린 영화.
모두 약소국 베트남의 아픈현대사가 배경인데, 같은 식민지의고통을겪었고월남전에관한한가해 자일수도있는 한국관객들이기에 세 영화모두에 큰 관심을 쏟고있다.
세 영화가 관객들의 관심을상승시키고 있는 셈이다.
지난 주말 호암아트홀에서개봉된『하얀전쟁』은 개봉전 이틀간 예매에서 3천장 이상 나가는등기대치를훨씬 뛰어넘는 출발을 보였다.
이같은 반응은『하얀전쟁』이첫 월남전 소재 한국영하라는 단순한 호기심도 작용했겠지만그보다는 그동안 관객들이 한국의 역사를 정면으로 다른 한국영화를 대단히 목말라했음을반증시키고 있다.
『하얀전쟁』에 앞서 개봉된요연인』은 상영3주만에 10만관객을 동원, 오랜만에 명보극장이 롱런채비를 갖췄다.
『연인』은 식민지 베트남의 역사를 다룬 영화는 아니나 식민지적 암울한 상황을 바탕에 깔고프랑스소녀와 중국인 청년간의 비련을 그려 관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곧 개봉 예정인『인도차이나』는『연인』과 시대배경은 같으나베트남 현대사를 직접 소재로 한 규모가 큰 서사극이다.
식민지의 대농장을 소유한여인과 그 여인이 양녀로 방아들인 베트남 왕족의 공주, 그리고 베트남에 부임한 프랑스청년장교와의 삼각사랑을 통해역사와 인간의 관계를 짚은 영화다.
프랑스판『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홍보에 걸맞게 많은물량을 투입,베트남·말레이시아등지에서 촬영한 이 영화는 프랑스를 비릇, 유럽일대에서미국영화를누르는흥행기록을세웠었다.
『인도차이나』는 자신을 길러준 농장여주인(카트린 드뇌브)과 자신이사랑한 프랑스장교(뱅상 페레)에 대한 인간적인 사탕은 변함없으나 뒤늦게 조국의 현실에눈뜬 베트남여인(린 당 팜)의결연한 해방전선참여를 보여줌으로써 역사의 중심에 서는 개인의 주체성이라는 메시지를전달하고 있다.<이헌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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